카카오가 해외에서 10억달러 규모 투자를 성사시켰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글로벌 콘텐츠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다음달 초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글로벌주식예탁증서(GDR) 발행 규모를 10억달러로 확정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GDR 발행을 공시하고 지난 8~17일 싱가포르를 비롯해 홍콩 뉴욕 런던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금융시장에서 투자자설명회를 열었다.

예정 발행 규모였던 10억달러의 세 배를 웃도는 수준의 수요가 몰릴 정도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조기에 GDR 발행을 확정했다는 설명이다. GDR은 한국 기업의 주식을 외국 투자자가 쉽게 사도록 돕는 대체 증서로 투자자설명회와 수요 예측, 청약 실적 등을 토대로 발행액을 정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투자금 유치는 최근 10년 내 국내 기업이 해외 주식시장을 통해 조달한 최대 규모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행하는 GDR은 지난 17일 종가 대비 3.7% 할인된 주당 12만9004원(120.04달러)으로 모두 826만1731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10억달러 규모다. 일반적 블록딜보다 낮은 수준의 할인율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박성훈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최근 일본에서 선보인 만화 플랫폼 픽코마가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등 콘텐츠를 통한 글로벌 진출 전략에서 성과를 거뒀다”며 “해외 투자자들도 이 같은 면을 보고 카카오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이번 투자 유치로 확보한 자금을 게임, 웹툰, 음악, 동영상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 M&A에 활용할 방침이다.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국내외 기업과 원천기술 연구개발(R&D)에도 투자할 예정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