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증상과 치료법 제시하는 AI 개발에도 도전장
희귀질환 위험예측 서비스도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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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의사결정보조시스템(CDSS), 약물유전체, 소아 희귀질환 진단…."

메디사피엔스가 어떤 사업을 하냐는 질문에 강상구 대표(49·사진)는 이같이 답했다. 공통점이 무엇일까. 강 대표는 "다른 영역의 사업들처럼 보이지만 인공지능(AI), 바이오인포매틱스(BI) 등 최첨단 기술에 기반해 의료 현장에서 의사들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솔루션이라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유전체 분석업체 디엔에이링크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유전체 분석과 관련된 여러 사업을 이끌던 강 대표는 2016년 홀로 메디사피엔스를 세웠다. 헬스케어에 AI를 접목한 사업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서였다.

서울대 제어계측과를 졸업한 그는 미국 듀크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한 뒤 도시바, 3M 등에서 전자통신 분야와 디엔에이링크에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를 경험했다. 강 대표는 "디엔에이링크 엔지니어 출신의 유전체학 전문가 이건의 과학이사와 AI 전문가 박래정 교수를 영입했고 협력사 개발자들과 긴밀하게 솔루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CDSS는 의사에게 내비게이션과 같은 역할을 한다. 환자들의 빅데이터에 기반해 병변을 찾아내고 최적의 진단법을 알려준다. 메디사피엔스는 지난해부터 서울아산병원과 손을 잡고 심혈관계질환과 관련된 CDSS를 개발하고 있다. 환자의 영상진단자료에 근거해 관상동맥의 협착 부위와 정도를 알려주고 의사에게 시술법을 제시해 주는 솔루션이다.

심혈관은 유방이나 폐와는 달리 자세히 들여다 보려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3D 영상이 필요하다. 강 대표는 "엑스레이 영상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며 "응급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심혈관계질환 환자들이 신속한 진단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빅데이터로 축적된 진단영상 데이터에서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된 솔루션이 병변을 찾아내는 'AI 의료기기'는 최근 업계에서 뜨거운 화두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직접 보고 해독해야 했던 것들을 AI가 대신하면서 보다 객관적인 진단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루노, 뷰닛, JLK인스펙션 등 국내 업체들은 영상진단자료에 근거해 폐질환, 유방암, 뇌혈관계질환 등 병변을 찾아내는 데 도움을 주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강 대표는 동물들을 위한 왓슨 개발도 꿈꾸고 있다. 반려동물 진단을 위한 CDSS를 통해서다. 동물들의 전자의무기록(EMR) 데이터에 기반해 수의사들에게 의심 증상과 치료법을 제시해 주는 방식이다. 강 대표는 "동물들은 인간과 의사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사람보다 더 데이터에 근거한 진료가 필요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에 비해 그런 진료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메디사피엔스는 지난해부터 600만두 이상의 동물 EMR 데이터를 갖고 있는 국내 최대 동물병원 EMR 솔루션 전문기업 피엔브이와 손을 잡고 올해 하반기 완성을 목표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메디사피엔스가 공을 들이고 있는 또다른 사업인 약물유전체와 소아 희귀질환 진단은 유전체 분석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 사람의 유전체를 분석해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약물을 선별하고, 산모의 혈액에서 태아의 희귀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메디사피엔스는 환자의 검체를 유전체 분석 장비에 넣어 얻어낸 환자의 유전체 정보를 해독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소아 희귀질환과 관련해서는 서울대병원과 함께 공동으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강 대표는 롤모델로 구글을 꼽는다. 시장의 수요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관련 기술 개발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메디사피엔스의 지향점도 같다. 강 대표는 "올해까지 개발 중인 솔루션들을 완성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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