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지난해 글로벌 임상시험 점유율 순위에서 세계 6위에 오르며 역사상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 임상시험 도시 순위에서는 서울이 2위인 미국의 휴스턴과 큰 격차를 벌리며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KoNECT)는 세계 최대 임상시험 레지스트리인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ClinicalTrials.gov'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5일 발표했다.

나라 별로는 미국이 24.5%를 차지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독일(5.3%), 영국(5.0%), 캐나다(3.9%), 중국(3.7%)이 그 뒤를 이었고, 한국은 3.5%를 기록하며 세계 8위에서 6위로 두 단계 순위가 상승했다.

지난해 이곳에 등록된 전세계 임상시험 건수는 한 해 전보다 16.3% 감소했다. 2016년에는 전년 대비 25.4% 줄어들었다. 하지만 한국은 2016년과 지난해 모두 전년과 동일한 수를 유지하며 선전했다.

중국과 일본 역시 상승세다. 최근 임상시험 규제 환경을 대폭 개선한 중국은 5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순위를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갱신했다. 일본 역시 전년 대비 한 단계 상승한 8위를 기록했다.

KoNECT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을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해 승인된 임상시험 수는 전년 대비 30건(4.8%) 증가했다. KoNECT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가 신청한 다국가 임상시험(26.3%)과 연구자주도 임상시험(10.5%)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제약사가 신청인인 임상시험의 수는 전년대비 11.1% 감소했다..

지동현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 이사장은 "한국 임상시험의 선전은 한국의 임상시험 인프라와 수행 역량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것이며, 그동안의 꾸준한 정부 지원의 성과"라며 "현재 임상시험은 난치성 질환 환자의 혁신신약 접근성을 앞당기고 있을 뿐 아니라, 국민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국내 개발신약도 3상까지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관·산·학의 임상개발 역량 제고, 지속적인 규제 선진화, 인센티브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KoNECT는 지난해 전 세계 임상시험 동향을 심층 분석해, KoNECT 홈페이지와 상반기 오픈 예정인 '한국임상시험포털'에 게재할 예정이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