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대표 천종윤)이 전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이용해 분자진단 시약 개발에 성공했다.

씨젠은 AI 시약개발자동화 시스템으로 뇌수막염 진단 제품과 성감염증을 진단하는 동시다중 리얼타임 PCR 시약을 개발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이 두 가지 시약은 한 번에 8가지 질환관련 유전자를 동시에 검출하는 제품이다.

이 같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존에는 7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석박사 연구원들이 1년 이상 제품 개발에 매달려야했다. 그러나 씨젠은 AI 시스템을 이용해 단 4일 만에 개발을 마쳤다.

천종윤 씨젠 대표는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기존 전문 연구원들이 직접 개발한 제품들과 동일한 수준"이라며 "개발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함으로써 기존 분자진단 검사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검사 비용을 낮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씨젠의 AI 시스템은 회사가 지난 15년간 축적해 온 분자진단 시약 개발 노하우와 특허 받은 자체 원천기술들을 융합해 만든 결과물이다. 개발에만 생물학, 생물정보학, 화학, 통계학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 130여 명이 참여했다.

씨젠 AI 시스템은 질병 원인균 빅데이터와 자체개발 알고리즘을 사용해 스스로 진단 시약 제품을 만든다. 또한 컴퓨터 알고리즘과 가상실험을 통해 시약 개발에 필요한 복잡한 연구개발 과정을 간단하고 정확하게 구현한다. 비전문가도 쉽게 원하는 분자진단 시약을 개발할 수 있다.

회사는 이를 통해 분자진단 대중화가 실현되고, 새로운 정밀의료(맞춤의료) 시대가 개막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씨젠은 인공지능 기반의 시약개발자동화 시스템을 활용, '프로젝트100'을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100은 씨젠의 분자진단 시약인 '올플렉스' 제품군을 호흡기, 소화기, 폐암 등 95개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AI 시스템을 통해 개발 시간을 줄이고, 연내 유럽인증(CE)을 받아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