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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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게임 업계의 관전 포인트는 'M·S·G'로 요약된다.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게임주(Stock), 글로벌(Global)이 주목할 만한 핵심 키워드다.

올해 '리니지 형제'가 불씨를 당긴 모바일 MMORPG 경쟁은 내년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의 루키 넷마블게임즈, 펄어비스의 주가 방향과 카카오게임즈 기업공개(IPO)가 관심사다. 중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도 빼놓을 수 없는 화두다.

◆모바일 MMO 대중화 시대


2017년 본격 개화한 모바일 MMORPG가 내년에는 빠른 속도로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년간 게임사들이 개발해온 대작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업계 내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그간 PC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MMORPG 장르는 올해 모바일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내년에는 해당 시장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300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모바일 MMORPG 시장은 올해 2조원대로 불어났다. 내년에는 대작 출시에 힘입어 4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넷마블의 내년 신작 라인업인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과 '세븐나이츠2', '이카루스M'은 모두 MMORPG 장르다. 엔씨소프트도 '블레이드앤소울2' '리니지2M' '아이온템페스트'를 앞세워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세를 넓힌다. 넥슨의 상반기 야심작 '야생의땅: 듀랑고'도 같은 장르다.

올해 신작 출시가 부진했던 게임사들도 내년에는 모바일 MMORPG 경쟁에 가세한다.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MMORPG', 게임빌의 '로열블러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등이 대표 주자들이다.
엔씨소프트의 PC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 /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의 PC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 /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넷마블, 이번엔 '블소 형제'

리니지 형제를 만든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모바일 신작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지도 주목된다. 두 회사 모두 일찌감치 내년 신작 출시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블레이드앤소울'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양사의 모바일 MMORPG들이 기대작으로 꼽힌다. 블레이드앤소울은 2012년 6월 출시된 무협 역할수행게임(RPG)으로, 리니지와 함께 엔씨소프트를 대표하는 PC온라인 게임이다. 국내는 물론 중국과 대만 일본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기준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1 다음으로 매출 기여도가 높다.

내년 상반기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블레이드앤소울 IP 기반의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앤소울2'와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을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두 회사의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게임이 어떻게 차별화될지, 리니지형제를 밀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원작 블레이드앤소울의 이용자층이 리니지와 겹치지 않아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의 매출 잠식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2018 게임리포트(上)]키워드는 'M·S·G'…中 수출·韓 규제도 주목
◆카카오게임즈 상장…게임株 또 '들썩'

2018년 게임 업계와 증권가 관심사 중 하나는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공개(IPO)다.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한국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여름 이후를 목표로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증권 업계에서 카카오게임즈의 기업 가치는 1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의 게임사업 자회사로, 지난달 1일 카카오의 게임사업 부문을 통합해 새롭게 출범했다. 올해 카카오게임즈는 퍼블리싱(배급)을 맡은 게임들이 잇따라 흥행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중국 모바일게임 '음양사'와 '여명', PC온라인게임 '검은사막'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블루홀이 개발한 글로벌 히트작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배급권을 따내 화제가 됐다. 블루홀의 기대작인 '에어'도 카카오게임즈가 북미·유럽 배급권을 확보한 상태다.

올해 주식시장에서 넷마블게임즈, 펄어비스 등 새내기 게임주(株)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만큼 내년 카카오게임즈의 IPO에도 높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수출길 다시 열릴까

업계의 눈길은 벌써 해외와 중국으로 향해 있다. 1년 내내 꽉 막혔던 중국 게임 수출길이 내년이면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올해 중국 정부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지난 2월부터 한국 게임에 판호(版號·게임서비스 허가권)를 내주지 않았다. 중국에서 판호를 받은 국산 게임은 지난해 28개에서 올해 6개로 급감했다.

그러다 최근 한중 관계가 해빙기를 맞으면서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곧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내년 중국 모바일 게임시장 규모는 30조원에 달한다. 한국의 6배가 넘는 수준이다.

내년 중국 출시 기대작으로는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과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등이 꼽힌다. 검은사막은 지난 19일 열린 '2017 중국 10대 게임 시상식'에서 2018년 중국에서 가장 기대되는 온라인게임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대만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엔씨소프트 '리니지M'도 내년 해외 공략을 본격화한다. 다음 국가는 일본으로 정하고 출시를 준비 중이다. 지난달 북미·유럽에 진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적도 지켜볼 부분이다. 서구권 시장은 아시아권 대비 게임 순위가 점진적으로 천천히 상승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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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규제 풀릴까…웹보드 3월 일몰

웹보드게임 규제, 셧다운제 등 게임 업계 발목을 잡아온 규제는 어떻게 바뀔까. 올해 정치권 안팎에서 시작된 게임 규제 개선 움직임이 내년에 어떤 성과로 나타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2014년부터 시행한 웹보드게임 규제는 지난해 한차례 한도 상향을 거쳐 내년 3월 일몰을 앞두고 있다. 현행 규제는 월 결제한도 50만원, 1회 베팅한도 5만원, 일 손실한도 10만원 등을 포함하고 있다. 내년 3월 이같은 결제 한도의 완화 여부 등이 재검토될 전망이다.

내년이면 시행 7년째인 셧다운제도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셧다운제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강제적으로 차단하는 제도로, 2011년 11월부터 시행됐다. 올해 국회에서는 이 셧다운제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반면 확률형 아이템 규제라는 새로운 허들이 생겨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국회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관련 법안들이 잇따라 발의됐다. 법안은 아이템 등장 확률 공시를 의무화하고, 획득 확률 10% 이하의 아이템을 파는 게임은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모바일게임 아이템 결제 한도를 지정하는 법안 발의도 준비 중이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