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 자회사 SK바이오팜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수면장애 치료 신약 ‘SKL-N05’(성분명 솔리암페톨) 판매 허가 신청을 했다고 21일 밝혔다. 국내에서 개발된 중추신경계 신약이 글로벌 상업화를 앞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바이오팜, 수면장애치료 신약 미국 FDA 판매 신청… 1조 시장 정조준
SK바이오팜은 2011년 SKL-N05 임상 1상을 완료한 뒤 미국 재즈에 기술수출했고 공동개발을 통해 올해 임상3상 약효시험을 마무리했다. 기면증과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수면장애 환자 88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3상에서 위약 대비 주간 졸림증이 현저히 개선됐으며 환자의 주관적 졸림 정도도 시장 선도 약물인 ‘자이렘’보다 두 배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임상 결과는 지난 6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수면전문학회에서 발표돼 주목받았다.

SK바이오팜은 이르면 2019년 초 미국 판매가 시작되면 로열티 수입을 얻는다. 미국과 유럽시장 판권은 재즈가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일본 중국 등 아시아 12개국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재즈는 수면장애 치료제 시장에서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자이렘을 판매 중인데 자이렘 특허 만료를 앞두고 SKL-N05를 후속 차세대 약물로 육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팜은 SKL-N05가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아시아를 비롯한 다른 해외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수면장애 치료제 외에도 독자개발 중인 뇌전증 신약 ‘YKP3089’(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상업화를 앞두고 있다. FDA로부터 약효를 인정받아 추가 약효시험 없이 3상 안전성 시험만 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FDA에 판매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YKP3089는 미국에서만 연간 1조원 매출이 기대되는 블록버스터급 신약”이라며 “난치성 뇌전증 치료 분야에 새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신약 개발에 장기간 투자를 지속해왔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후 신약개발 조직을 지주회사 SK(주) 아래 두고 그룹 차원에서 투자와 연구를 해왔다.

SK바이오팜은 신약개발이 어렵다고 알려진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중추신경계 질환은 난치성 환자가 많아 신약에 대한 요구가 크다.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810억달러로 항암제와 함께 주요 의약품 시장의 하나다.

2021년에는 92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하겠다”며 “항암제 등으로 신약 개발 범위를 넓혀 2020년까지 기업가치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종합제약회사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