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애플 페이 캐시(Apple Pay Cash) 서비스. 애플 기기에 설치된 메신저인 아이메시지를 활용해 간편하게 돈을 보낼 수 있다. 애플 제공
애플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애플 페이 캐시(Apple Pay Cash) 서비스. 애플 기기에 설치된 메신저인 아이메시지를 활용해 간편하게 돈을 보낼 수 있다. 애플 제공
미국에선 메신저 대화창에서 클릭 한두 번으로 지인에게 돈을 보낼 수 있는 간편 송금이 일반적이다. 공인인증서가 아예 없고 금융 서비스와 관련된 규제도 많지 않아서다. 페이팔이 운영하는 소액 송금 앱(응용프로그램) 벤모(Venmo)가 지난해 180억달러(약 20조원)의 송금 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시장 규모가 크다.

미국 간편 송금 시장의 성장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핀테크 업체들이 주도하는 시장에 애플, 페이스북 등의 골리앗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애플은 5일(현지시간) 새로운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 11.2를 공개하면서 애플 페이 캐시(Apple Pay Cash)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른 간편 송금 앱처럼 은행 계좌번호 없이 지인들의 전화번호만으로 송금이 가능하다. 애플 제품에 기본으로 탑재된 무료 메신저 아이메시지(iMessage)에서 송금 버튼을 누르면 지인에게 돈을 보낼 수 있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하는 대신 인공지능(AI) 비서 시리에게 음성 명령으로 송금을 지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애플 생태계의 영토가 금융 서비스로 확장됐다는 게 실리콘밸리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2015년 메신저를 통한 간편송금을 시작한 페이스북은 지난 10월 소액 송금 시장의 경쟁자인 페이팔과 제휴를 맺었다. 페이스북에 직불카드를 등록하는 것을 껄끄럽게 여기는 회원들에게 페이팔 송금이란 대안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페이팔은 이메일 아이디만으로 결제와 송금이 가능해 개인정보 정보유출 등의 우려가 적고 사용도 간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화상채팅 앱인 스카이프도 페이팔과 제휴를 맺고 있다. 스카이프와 연동된 페이팔 계정을 활용하면 20개국 지인들에게 자유롭게 돈을 보낼 수 있다.

실리콘밸리=송형석 특파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