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급성 맹장염 수술을 받은 수험생이 병원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시험을 치렀다.

이대목동병원은 지난 22일 급성 맹장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은 목동고등학교 3학년 남윤영양이 수능시험을 무사히 치렀다고 23일 밝혔다.

남 양은 수능을 하루 앞둔 22일 오전 고열과 급성 복통으로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았다. 검사 결과 급성 맹장염으로 진단돼 22일 오후 허연주 외과 교수에게 응급 수술을 받았다.

허 교수는 "남 양이 응급실 내원 당시 고열을 동반한 심한 통증 때문에 수능을 앞두고 있었지만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수술 후에도 고열이 지속되고 다음날 중요한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에 시험장에 입실하기 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병원은 남 양의 시험을 위해 외국인 환자가 입원하는 VVIP 병실을 시험장으로 준비하고 경찰 이외 자체 보안요원을 배치해 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남 양은 수능 당일 다른 수험생과 같은 시간에 VVIP실로 이동해 교육청에서 나온 시험 감독관의 안내에 따라 시험을 시작했다. 허 교수와 의료진은 각 교시가 끝나는 시간마다 남 양의 건강 상태를 점검해 무사히 시험을 치렀다.

남 양의 아버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딸이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도와준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들께 감사하다"며 "오늘의 경험이 간호학과를 지망한 딸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봉석 의료원장은 "힘든 수술 후 금식을 하면서도 큰 시험을 치른 남윤영 양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남 양이 자신이 원하는 훌륭한 간호사가 될 수 있도록 앞날을 응원하겠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