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남 나보타 제2공장 최근 FDA 실사 완료
내년 FDA 승인 후 국내 세번째 cGMP 공장 목표
메디톡스가 제기한 균주 소송 내년 상반기 본격화
나보타 균주 출처와 유전자 염기서열 공방 예상
대웅제약 나보타 제2공장

대웅제약 나보타 제2공장

대웅제약(154,000 -0.32%)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신공장이 미국식품의약국(FDA) 실사를 마쳤다. 대웅제약은 내년 FDA 승인을 받고 미국, 유럽시장에 나보타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경쟁사인 메디톡스(420,000 -1.41%)가 균주 도용 소송이 내년 상반기 시작돼 해외 진출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FDA 실사 통과 기대감

대웅제약은 경기도 화성시 향남제약단지에 위치한 나보타 제2공장이 지난 8일부터 10일 간 FDA의 실사를 진행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달 완공한 제2공장은 나보타의 해외수출 전초기지다. 생산능력이 제1공장의 9배로 연간 450만 바이알(병)의 나보타를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만든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려면 약 2년 간 FDA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한다. FDA의 허가를 받으면 해당 공장은 선진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공장 설비가 다 지어졌더라도 cGMP 통과 전에는 ‘기계적 완공’이라 부르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나라에서 cGMP 인증을 받은 회사는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는 셀트리온(205,000 +1.99%)삼성바이오로직스(309,000 -1.28%) 두 곳 뿐이다. 완성된 의약품 품질 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과 설비, 관리 기준을 엄격하게 평가하기 때문에 수년동안 cGMP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대웅제약은 항생제 제네릭 ‘메로페넴’의 미국 허가를 받은 경험이 있어 이번 나보타 공장도 실사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성수 대웅제약 나보타사업본부장은 “문제 없이 FDA 실사를 완료했고 남은 절차와 추가 보완을 거쳐 내년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렇게 되면 국내 세번째 cGMP 공장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 나보타

대웅제약 나보타

대웅제약은 지난 5월 FDA에 나보타의 품목 허가를 신청한지 6개월 만에 공장 실사를 진행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하반기 승인을 받더라도 평균 소요기간보다 빠르다. 기존 제1공장에서 만든 제품으로 미국 임상과 품목 허가 신청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2공장을 짓는 전략으로 시간을 단축했기 때문이다.

사전 계약을 통해 해외 수출 물량도 확보했다. 나보타는 내년 미국, 유럽 뿐만 아니라 중동, 터키, 인도네시아에 발매하고 2019년 캐나다, 호주, 브라질, 홍콩에 진출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매출이 올해 200억에서 내년 600억원, 수출이 본격화되는 2019년에는 12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균주 도용 소송 본격화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FDA 승인 외에도 나보타가 넘어야할 산이 있다. 경쟁사인 메디톡스가 지난달 제기한 균주 도용 소송이다. 메디톡스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대웅제약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대웅제약이 보유한 보툴리눔 균주를 반환하고 독소제제 제조기술 사용 금지도 청구했다. 그동안 생산한 나보타 완제품을 폐기하고 생산도 중단하라는 것이다. 메디톡스 측에 소송이 유리하게 전개되면 해외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웅제약 나보타

대웅제약 나보타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했던 메디톡스는 한국에서 조정이 필요하다는 미국 법원의 명령에 따라 국내에서 다시 소송을 걸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부터 양측의 소송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메디톡스는 “전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관련 영업비밀을 대웅제약 직원에게 12만달러(약 1억3500억원)에 팔았고 대웅제약이 이를 알고도 제품 개발을 진행해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대웅제약이 국내에서 발견한 나보타 균주 유전자 서열이 메디톡스와 동일하다는 점에서 유전자 염기서열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균주 발견과 신고 절차가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메디톡스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자연상태에서도 균주 발견이 가능하고 균주의 염기서열은 보툴리눔 톡신의 안전성, 유효성과 관계가 없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박 본부장은 “보툴리눔 톡신은 제조기술이 핵심으로 특허 받은 제조방법으로 고도화된 품질 수준을 보유한 대웅제약메디톡스의 공정을 도용할 이유가 없다”며 “나보타 미국 진출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메디톡스 측은 대웅제약메디톡스 전 직원에게 입금한 내역 등 구체적 정황이 담긴 증거를 확보했다고 맞서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균주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처벌도 받겠다”며 “이번 소송으로 나보타 균주의 정확한 출처와 모든 의혹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는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다 균주와 관련한 민사소송 전례가 없는 만큼 소송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송 결과가 미국 소송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며 “양측의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면 한국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 대한 대외 신뢰도 하락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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