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대에 위치한 카카오 전시관에 진열된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사진=카카오)
서울 홍대에 위치한 카카오 전시관에 진열된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사진=카카오)
국내 양대 포털로 꼽히는 네이버카카오가 인공지능(AI) 스피커를 두고 본격 경쟁을 시작한다. 카카오가 '카카오미니'를 정식 판매함에 따라 앞서 스피커를 선보였던 네이버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7일 오전 11시 AI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모바일 커머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정식 판매했다. 정식 발매 시작과 함께 주문량이 급증해 9분 만에 준비된 수량 1만5000대가 모두 완판됐다.

뜨거운 반응에 카카오는 판매 재개를 약속했다. 회사측은 "이달 중 동일한 가격 조건으로 재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빠르게 판매를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웨이브'와 '프렌즈'라는 이름으로 AI 스피커 상품을 먼저 출시했다. 자사 AI 플랫폼인 '클로바'를 탑재한 소형 스피커 '웨이브'와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프렌즈'가 그것이다.

프렌즈나 웨이브 모두 큰 호응을 얻었다. 스피커 프렌즈는 지난달 26일 공식 판매가 시작되고 나서 하루만에 1만대가 넘게 팔리기도 했다. 웨이브도 시범판매를 통해 약 8000대가 완판됐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양사의 스피커는 모두 사람의 음성을 명령어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예를 들어 "신나는 노래를 틀어줘"라고 음성으로 전달하면 작동되는 식이다.
네이버 인공지능 스피커 '프렌즈'(사진=네이버)
네이버 인공지능 스피커 '프렌즈'(사진=네이버)
다만 명령어에 따른 동작에 있어서는 기존 서비스와의 연동에서 차이가 있다. 카카오미니는 카카오톡과 디지털음악플랫폼 멜론과 연동해 서비스가 제공되고, 프렌즈나 웨이브는 네이버의 각종 서비스와 연계돼 작동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적용된 플랫폼도 다르다. 카카오는 '카카오아이(I)'를 적용했고, 네이버는 네이버라인과 합작해서 만든 '클로바(Clova)'를 탑재했다.

큰 틀에서는 비슷하고 세부적인 점에서 비교하기 어렵게 다르다보니 '가격경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스피커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가격 할인 경쟁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멜론 정기 결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58% 할인된 가격인 4만9000원에 카카오미니를 구매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한다. 멜론 정기 결제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카카오미니(4만9000원)와 '멜론 스트리밍 클럽' 6개월 할인쿠폰 패키지를 살 수 있다. 카카오미니 구매고객 모두에게 카카오프렌즈 피규어인 라이언과 어피치 중 하나를 주는 증정행사도 진행한다.

네이버도 프렌즈를 싸게 팔 수 있는 프로모션을 마련했다. 네이버는 네이버 뮤직 1년이용권을 포함해 9만9000원에 프렌즈를 팔고 있다. 프렌즈의 정가는 12만9000원이다. 네이버는 추후 온라인 네이버, 라인프렌즈 온라인스토어 및 라인프렌즈 스토어 이태원, 가로수길 매장에서도 프렌즈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 AI 스피커 기기는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 데이터를 많이 확보할 수록 동작이 세밀해진다"며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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