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 연구' 박남규 교수,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로 올라
세계 최고 효율을 자랑하는 태양전지 연구를 이끄는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사진)가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군에 올랐다.

미국의 학술정보서비스기업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옛 톰슨로이터)는 노벨상 주요 후보군에 박 교수를 포함해 22명의 과학자를 선정했다고 20일 발표했다. 박 교수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노벨상을 받은 건 아니지만 후보군에 선정된 것만으로 한국 과학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는 2002년부터 논문 인용 수와 해당 분야를 개척한 기여도, 노벨위원회 인지도, 노벨수상자 추천을 받아 노벨상 시즌 직전 유력한 수상 후보를 발표해 왔다. 지금까지 발표된 후보 중 43명이 실제 노벨상을 받아 노벨상 족집게로 불린다. 한국인이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의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에 오른 건 2014년 유룡 KAIST 교수에 이어 두 번째다.

박 교수는 20년간 효율이 좋고 값싼 태양전지 기술을 개척해온 세계적인 권위자다. 서울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재생에너지연구소(NREA)를 거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태양전지 연구를 이어갔다. 그는 “값싼 재료를 이용해 효율이 높은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고 도전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함께 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일본 도인요코하마대의 미야사카 쓰토무 교수가 처음 개발했지만 과학계의 외면을 받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대중화에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이 태양전지는 어떤 물질보다 광흡수 특성이 뛰어나고 제조 공정도 간단하지만 안정성과 일정하지 않은 효율이 문제였다. 하지만 박 교수가 2011년 효율이 두 배(6.5%) 높은 태양전지를 발표한 데 이어 2012년 효율이 9.7%나 되는 고체형 태양전지를 최초로 개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덕분에 한국은 석상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 주도로 효율이 22%인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박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앞으로 효율이 25% 이상 올라갈 수 있고 지금 수준으로도 충분히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