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IBS 단장 참여 배아 유전자 교정 연구
국제 학계서 의문 제기

"생물학적으로 설명 안돼"
논란 휘말린 '유전자 가위' 기술

한국과 미국 과학자들이 인간 배아(수정란)에서 심장 유전질환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만 골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는 유전자 가위 논문에 대해 해외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했다. 연구진의 발표 내용이 생물학 지식으로 설명되지 않고 있으며 실험 결과의 검증 방식도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포스텍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디터 에글리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등 6명의 연구진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생명과학 논문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에 게재했다.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교수와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 공동 연구진은 지난달 2일 건강한 난자에 유전질환 유전자를 가진 정자, 유전자 가위를 넣어 배아 상태에서 비후성 심근증 유전자를 고치는 데 성공했다고 네이처에 발표했다. 배아 연구를 주도한 미탈리포프 교수 연구진이 활용한 핵심 기술인 유전자 가위와 분석 기술은 김 단장 연구진이 제공했다.

에글리 교수 등은 의혹을 제기한 이번 논문에서 정자 속에 들어 있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건강한 난자의 유전자로 교정됐다는 근거가 기존 생물학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돌연변이 유전자가 사실상 교정되지 않았지만 검증 과정에서 놓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미탈리포프 교수는 성명을 내고 “에글리 교수 등이 제기한 비판은 새로운 결과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그 대신 연구 결과를 순수한 추측에 따라 대안적으로 설명하는 데 의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한 논문에는 노벨상 후보자 중 한 명인 조지 처치 하버드대 의대 교수 등 저명한 과학자들도 참여해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김 단장은 “중요한 논문이 나오면 이를 반박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이 학계에 제기되는 일이 있다”며 “반대 측 주장이 여러 부분에서 한계가 있지만 유전자 가위 교정 과정의 메커니즘을 규명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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