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119 응급의료센터와 함께 뇌졸중 응급 진료 시스템을 구축해 급성 뇌졸중 치료에 걸리는 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서울아산병원 김종성 전상범 뇌졸중센터 교수팀이 119 응급의료센터와 함께 뇌졸중 응급 진료 시스템을 구축해 뇌졸중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뒤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용해술을 시행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평균 46분에서 20분30초로 단축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세계 최고 수준 의료기관의 시술 시간과 비슷한 수치다.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이 크게 줄어 혈전용해술 치료가 가능한 환자는 9.8%에서 15.8%로 약 1.6배 늘었다. 시술 합병증인 뇌출혈 발생 비율은 12.6%에서 2.1%로 줄었다.

단일 질환 중 사망 원인 1위인 뇌졸중 80%는 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이다. 최대한 빠르게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환자 대부분이 뇌졸중 전조증상을 모르거나 간과해 병원 도착에만 3시간 이상 걸린다. 치료 골든타임을 지키기 쉽지 않다.

병원 뇌졸중센터는 2016년 5월부터 신경과,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의료진이 참여하는 뇌졸중 전담 다학제 진료팀을 구성했다. 119요원이 뇌졸중 의심 환자를 발견하면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의료진에게 연락할 수 있는 24시간 전용 핫라인도 만들었다. 진료팀은 이송 중인 환자 상태에 맞춰 미리 시술 준비를 해 병원에 도착하는 즉시 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

전상범 신경과 교수는 "뇌혈관이 막히면 1분당 190만 개의 뇌세포가 죽고 한번 손상된 뇌세포는 다시 살아나지 않아 빠르게 혈관을 뚫어줘야 한다"며 "응급실 도착까지 허비되는 시간이 워낙 길기 때문에 병원 도착 환자들에게는 1분 1초라도 빠르게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종성 뇌졸중센터 소장은 "뇌졸중 치료는 시간이 생명이기 때문에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고 한 쪽 팔, 다리에 힘이 빠진다던지 시야가 캄캄해지는 등의 뇌졸중 증상이 있으면 바로 119 등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빠르게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가까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제학술지 '뇌졸중 저널(Journal of Stroke, 인용지수: 5.576)' 최근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