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 / 사진=네이버 제공
한성숙 네이버 대표. / 사진=네이버 제공
출범 3개월을 맞은 한성숙 체제의 네이버가 투명성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색어와 뉴스 키워드 서비스를 손질한 데 이어 모바일 뉴스 편집권의 일부도 이용자에게 넘겼다.

20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네이버 모바일 뉴스 서비스에는 이용자가 콘텐츠를 메인 뉴스로 추천할 수 있는 기능이 도입됐다. 각 뉴스 콘텐츠 하단에는 '이 기사를 메인으로 추천' 버튼이 생겼다.

네이버는 추천을 많이 받은 기사를 메인 뉴스판에 모아서 노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추천수만 집계되고 있으며 메인 뉴스판 반영은 조만간 이뤄질 예정이다. 추천 집계는 12시간 간격으로 이뤄지며 하루 2번 업데이트된다. 비정상적인 추천 기사는 노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혼자 보기 아까운 기사가 메인 뉴스판에 나오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사용자들의 참여로 더 다양한 기사가 발굴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국내 온라인 뉴스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뉴스 플랫폼이다. 특히 모바일 메인 뉴스판은 뉴스 소비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곳 중 하나다. 이번 서비스로 네이버는 플랫폼의 '노른자'를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가 지난 16일부터 이용자가 모바일에서 기사를 메인으로 추천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 사진=네이버 모바일 화면 캡쳐
네이버가 지난 16일부터 이용자가 모바일에서 기사를 메인으로 추천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 사진=네이버 모바일 화면 캡쳐
이는 네이버가 올 들어 추진 중인 투명성 제고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월 취임 직후부터 '투명성 강화'를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한 대표가 지난해 말 내정되고 가장 먼저 한 일도 본인 직속으로 '투명성 위원회'를 발족한 것이었다. 이 위원회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급검), 댓글, 블로그 검색, 뉴스 및 콘텐츠 배열 등 9개 과제를 도출해 서비스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투명성 위원회가 처음으로 손 댄곳은 그간 의혹이 많았던 실급검 서비스 개편이었다. 10위까지 공개했던 실급검 순위를 20위까지 확대했다. 순위 변화 추이를 보여주는 '급상승 트래킹' 기능을 넣었다. 검색어 트래킹을 통해 이용자는 검색어 순위가 30초마다 어떻게 변했는 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네이버는 실급검 순위에서 갑자기 검색어가 사라지는 현상을 두고 이용자들로부터 조작 의혹을 받아왔다. 검색어와 관련된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공정성 논란과 각종 의혹들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 화면. /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 화면. / 사진=네이버 제공
이달초에는 화제의 뉴스 키워드를 보여주는 '뉴스토픽' 서비스도 개편했다. 뉴스토픽은 3시간 동안 보도된 기사에서 많이 언급된 구절을 추출해 10위까지 보여주는 서비스다.

네이버는 키워드가 특정 영역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뉴스토픽 카테고리를 '뉴스'와 '연예·스포츠'로 나눴다. 카테고리를 구분하지 않았던 기존 서비스에서는 대중성이 높은 연예 키워드가 집중적으로 등장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한 대표는 최근까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투명성 위원회의 과제별 사내 설명회를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그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매출 목표를 잡고 달성하는 일보다 네이버가 기술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투명성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