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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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기자 ]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송금(돈을 부쳐 보냄)'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은 물론 인터넷 업계 대표주자들까지 간편송금 시장에 뛰어들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모바일 간편송금은 공인인증서나 일회용 비밀번호(OTP)카드 없이 휴대폰번호, 계좌번호로 돈을 보내는 서비스다.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대부분이 모바일 결제와 함께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가 많아지다보니 더 간편하고 안전하게 돈을 보내기 위해 어떤 간편송금 서비스를 사용할지도 고민거리다. 전문가들은 계좌번호 송금 지원 여부와 수취자의 현금 인출 과정, 제휴 은행, 수수료 유무 등을 비교해 볼 것을 추천한다.

◆업계 1위 토스, 비결은 '편리성'

[이슈+] 불붙은 '간편송금' 경쟁…나에게 맞는 페이는?
모바일 간편송금 업계 선발주자인 '토스'는 2015년 4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거래 건수 기준 토스의 국내 간편송금 시장점유율은 95%로 압도적이다. 누적 송금액은 지난달 3조원을 돌파했다.

토스는 상대방 휴대폰 번호나 계좌 번호로 돈을 보낼 수 있다. 우리은행과 씨티은행을 제외한 시중 은행 18곳과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증권사 2곳의 계좌가 있으면 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월 5회 이상 송금부터 수수료를 내야한다.

돈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토스가 가장 간편하다. 토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문자 링크를 눌러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돈을 받을 수 있다. 별도의 앱(응용프로그램) 설치 과정은 필요 없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4800만달러(약 550억원)를 투자받아 화제를 모았다. 토스는 사업 영역을 금융상품 비교·연결, 자산 관리 서비스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카톡 안에서 계좌로·톡으로 송금

'카카오페이'는 최근 시중 은행 계좌로 바로 돈을 보낼 수 있는 송금 기능을 추가했다. 기존에는 카카오톡 친구에게 채팅방에서 송금하는 기능만 제공했었다. 이 경우 돈을 받는 사람이 카카오페이에 가입하고 계좌를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번에 추가된 계좌로 송금 기능을 이용하면 계좌번호를 입력해 바로 돈을 보낼 수 있다. 상대방은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를 쓰지 않아도 된다. 이용자는 카카오머니 카카오톡에서 카카오페이 송금 화면에 들어가면 '계좌로'와 '톡으로' 송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고 송금자, 수취자 모두 카카오톡 안에서 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간편하다. 두 가지 방식 모두 횟수와 상관 없이 수수료가 무료인 점도 강점이다. 출금 계좌를 등록할 수 있는 은행은 14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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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은행 지원에 증권사까지 가능 '페이코'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이용자라면 '네이버페이'와 '페이코'를 사용이 더 편리할 수 있다. 토스는 우리은행, 카카오페이는 우리·KB국민은행이 제휴 은행에 빠져 있어서다.

페이코는 국내 간편송금 서비스 중 가장 많은 금융기관과 제휴를 맺고 있다. 씨티은행을 제외한 시중 은행 19곳과 NH투자증권의 계좌를 등록할 수 있다.

토스, 카카오페이와 마찬가지로 휴대폰 번호, 계좌 번호 송금을 모두 지원한다. 두 가지 방식 모두 수수료는 받지 않는다. 돈을 보내는 사람은 페이코 앱을 설치해야 하지만, 받는 사람은 앱이 없어도 된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앱이나 모바일 웹에서 사용할 수 있다. 수수료 없이 네이버 아이디나 휴대폰 번호 중 하나를 선택해 돈을 보낼 수 있다.제휴 은행은 10곳으로 다른 서비스 대비 적지만,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이 포함돼 있다.

은행 계좌로 직접 돈을 보내는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돈을 받는 사람도 네이버페이에 가입해 계좌를 등록해야 현금화가 가능하다.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돈을 보내야 할 경우 이용이 망설여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송금 서비스는 점심식사나 회식 후 각자 계산할 때, 경조사비를 전달할 때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특히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최근 더치페이가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용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