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포, 아이폰 겨냥 광학 줌 공개…신제품은 미출시
AI 가상비서 탑재 폰도 LG G6 등 극히 일부


삼성전자가 갤럭시S8 공개를 미루면서 올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의 스마트폰 전시관은 절대 강자가 사라진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하고 있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였지만, 글로벌 업계를 바짝 긴장하게 할 만한 '트렌드 세터'(Trend Setter)는 나오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화웨이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서 프리미엄 폰 P10과 P10플러스를 전시했다.

전작 P9과 마찬가지로 독일 라이카와 개발한 고성능 듀얼 카메라를 탑재, 예술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

P10 시리즈는 그리너리(그린), 대즐링 블루, 그래파이트 블랙, 로즈 골드, 대즐링 골드, 프레스티지 골드, 세라믹 화이트, 미스틱 실버 등 색상이 무려 8가지에 달해, 부족한 혁신을 컬러 마케팅으로 보완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소니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는 엑스페리아XZ 프리미엄 등 스마트폰 4종을 공개했다.

엑스페리아XZ 프리미엄은 세계 최초로 5.5인치의 4K HDR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4K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엑스페리아X5 프리미엄에 HDR 기술을 추가해 화질을 크게 개선했다.

엑스페리아XZ 프리미엄은 1초에 960개 프레임을 담아 슬로모션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모션 아이'로 눈길을 끌었다.

중국의 떠오르는 강자 오포는 이번 MWC에서 5배까지 확대되는 스마트폰 카메라용 광학 줌 기술을 선보였다.

오포는 이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아직 내놓지 않았지만, 일부러 애플 아이폰7과 자사 카메라 줌을 직접 비교해볼 수 있는 체험 코너를 설치해놓고 기술력을 과시했다.

블랙베리, 모토로라, 노키아는 '올드보이'로 묶인다.

TCL은 블랙베리 브랜드를 인수한 후 처음으로 '블랙베리 키원'(KEYone)을 선보였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키원은 블랙베리의 전통적인 디자인을 계승했지만, '스마트 키보드'로 변화를 꾀했다.

물리 쿼티 키보드에 단축 키 기능을 적용했고, 키보드를 터치패드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TCL은 앞으로 더 많은 블랙베리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토로라 브랜드를 인수한 레노버는 신제품 모토G5와 모토G5플러스를 선보였다.

퀄컴 스냅드래곤 430 프로세서를 쓰는 20만∼30만원대의 중저가폰이다.

레노버는 스테레오 스피커, 프로젝터, 카메라 등을 스마트폰 뒷면에 초강력 자석으로 붙여 사용할 수 있는 모듈폰 모토Z도 함께 전시했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으로 표방하지만 '카툭튀'가 심한 제품이다.

노키아 브랜드를 사용하는 HMD글로벌은 노키아6, 노키아3310 등을 가지고 나왔다.

이 중 노키아3310은 2005년 단종된 모델로, 12년 만에 부활한 신제품은 컬러 액정에 음악, 라디오, 카메라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갖췄다.

HMD글로벌은 노키아3310을 한번 충전하면 무려 1달 동안 방전되지 않는 점을 강조했다.

22시간 연속 통화도 가능하다.

여느 MWC보다 다양한 신제품 스마트폰이 출시됐지만, 메탈(금속) 프레임, 감압식 홈 버튼 등 서로 공통점이 많아졌을 뿐 경쟁사를 압도하는 제품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인공지능 가상 비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올해 MWC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실제 그런 제품은 G6 등 극히 일부에 그쳤다"며 "놀라운 혁신은 없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