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7 개막] 스페인으로 달려간 통신3사 CEO…"5G·AI 신사업 선점하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 총출동해 ‘탈(脫)통신’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2020년 글로벌 상용화를 앞둔 5세대(5G) 통신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시장을 선점해 미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려는 전략이다.

AI 전면에 내세운 SK텔레콤

올해 MWC 주제는 ‘모바일. 다음 요소(Mobile. The Next Element)’다. 5G 통신속도 경쟁이 이슈였던 지난해 MWC와 달리 올해는 AI, AR·VR 등 5G 기반의 융합 서비스와 기술 경연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2200여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10만여명의 참석자가 모였다.

SK텔레콤은 국내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604㎡ 규모의 단독 전시관을 운영한다. ‘모든 것을 연결하다(Connect Every-thing)’라는 주제로 꾸며진 전시관에서 자사의 AI 플랫폼 ‘누구’를 통해 가전제품 등을 제어하는 스마트홈 서비스와 작년 11월 BMW그룹코리아와 함께 선보인 세계 최초의 5G 기반 커넥티드카 ‘T5’ 등을 선보였다.
SK텔레콤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 로봇을 공개했다. 음성과 영상인식 기술을 결합한 탁상형 기기로,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를 부착한 헤드 부분이 사용자를 따라 움직이며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 로봇을 공개했다. 음성과 영상인식 기술을 결합한 탁상형 기기로,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를 부착한 헤드 부분이 사용자를 따라 움직이며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올해 강조하는 키워드는 AI다. 올해 행사에서 처음 공개한 차세대 AI 로봇이 주목받았다. AI 로봇은 음성인식 기술에 영상인식 기술을 더한 탁상형 기기로, 기존 AI 기기와 달리 헤드 부분에 카메라 및 디스플레이가 새로 장착돼 기존 AI기기보다 풍부한 정보 표현이 가능하다. ‘누구’와 연동한 펫봇과 커머스봇 등 외부 개발사의 AI로봇 시제품 2종도 함께 선보였다.

지난 1월 취임 뒤 처음으로 MWC를 찾은 박정호 사장은 올해 경영 화두로 밝힌 ‘개방과 협력’ 방침에 맞춰 해외 통신사, 통신장비 제조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경영진들과 빽빽한 면담 일정을 잡아놨다. 박 사장은 개막 전날인 26일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이사회에 참석해 5G 기술 개발 등에 대한 글로벌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진성 종합기술원장도 구글, IBM 등 글로벌 AI 기업 최고기술책임자(CTO)들과 함께 AI 관련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SK텔레콤이 스페인으로 공수한 우주기지 형태의 ICT 체험관 ‘티움 모바일(T.um Mobile)’도 눈길을 끌었다. 높이 9m 규모의 티움 모바일은 바르셀로나 몬주익 공원에 설치돼 현지 어린이들을 상대로 AR·VR·홀로그램 체험 및 스마트 로봇을 활용한 코딩 교육을 해 호응을 얻었다.

5G 미래상 보여준 KT

3년 연속 MWC를 찾은 황창규 KT 회장은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기조연설을 했다. 개막 첫날인 27일 행사 때 첫 번째 기조연설을 한 황 회장은 2020년 글로벌 상용화를 앞둔 5G 분야의 글로벌 협력 방안과 4세대(LTE) 통신 속도보다 20배 이상 빠른 5G 기술이 가져올 미래 사회 모습을 강조했다.

KT는 별도 부스를 꾸리는 대신 MWC를 주최하는 GSMA의 공동 전시관 ‘이노베이션 시티’에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일 세계 최초의 5G 시범 서비스를 홍보하고 IoT, 빅데이터 기술을 전시했다. 전시 부스에는 평창올림픽에서 선보일 루지VR체험관을 설치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VR·AR 영상 생중계 등 5G 통신 서비스도 시연했다.

이동전화 로밍 데이터를 활용해 감염병 오염지역 방문자를 확인해 검역에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게이트’ 솔루션도 선보였다. 스마트 게이트는 해외여행에서 돌아온 입국자가 휴대폰을 가지고 게이트를 통과하면 이 휴대폰이 감염병 오염지역에서 통화 혹은 데이터 접속을 한 이력을 확인해 검역 담당자에게 알려주는 솔루션이다. KT는 에프알텍, 살린, 에스넷아이씨티, 매크로그래프, 피엔아이시스템 등 우수 협력사 5곳과 동반 전시를 하고 투자유치와 판로 개척 등을 지원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2015년 12월 취임 후 처음으로 MWC를 방문했다. 사내 AI, IoT, 빅데이터 등 신성장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20여명의 임직원이 동행했다. 권 부회장과 임직원은 신사업 분야 스타트업 등 해외 기업들과 면담하고 사업 제휴 방안을 논의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