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동굴에 있는 수정 돌기둥들 안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지 않은 미생물들이 발견돼 연구팀에 의해 소생됐다고 BBC 등 영국 언론들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생물학연구소 페넬로페 보스턴 소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전날 보스턴에서 개막한 전미과학진흥협회(AAAS) 연례 콘퍼런스에서 9년에 걸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미생물들이 발견된 곳은 세계 최대 수정 동굴로 알려진 멕시코 북부의 나이카(Naica) 동굴.
1910년 광산 개발 도중 우연히 발견된 거대한 동굴로서 동굴 내부는 온도가 섭씨 40~60℃에 달하고 습한 데다 산성이어서 생명체에는 생존이 불가능한 '극한 환경'으로 여겨진다.

이는 생명체가 암광물(rock minerals)을 처리해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1m 굵기의 수정 기둥 안에 있는 40여 종류의 미생물들을 발견하고 이를 추출한 뒤 실험실에서 소생시켰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과학자들이 수정 기둥이 자라나는 시간을 토대로 이 미생물들이 1만년 전 또는 최대 5만년 전에 수정 기둥에 갇힌 것으로 추정했다.

페넬로페 박사는 이 미생물을 "슈퍼 생명"이라고 표현하고 일종의 타임머신 같다고 비유했다.

만일 이 연구가 사실로 입증된다면 생명이 지구의 극한 환경에서 어떻게 생존하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가 된다.

이번 연구는 아직 과학저널에 실린 바 없고 따라서 학계에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전에도 얼음기둥 또는 소금기둥에서 발견된 미생물들을 소생시키고 이들이 50만 년 전에 갇혔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