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의 '프린키피아' 낙찰가 44억원…세계에서 가장 비싼 과학책
근대 물리학의 아버지 아이작 뉴턴이 1697년 출판한 ‘프린키피아’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과학책에 올랐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1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뉴턴이 쓴 프린키피아 첫 번째 유럽판이 370만달러(약 44억원)에 낙찰됐다고 전했다.

당초 이번 경매 낙찰가는 100만~150만달러로 예상됐다. 2013년 경매에서 영국 제임스 2세에게 선물한 영국판 프린키피아는 250만달러로 과학책 가운데 최고가를 찍었다. 이번 낙찰가는 이를 경신한 것이다.

프린키피아 원제는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다. 뉴턴은 이 책에서 오늘날 물리학의 바탕이 된 운동법칙을 설명했다. 물체 운동 법칙과 만유인력 법칙, 케플러가 제기한 행성의 타원궤도 문제를 수학적으로 풀어냈다.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이 책을 가리켜 “아마도 인류가 만들어낸 것 가운데 지적 보폭이 가장 큰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표지를 염소 가죽으로 만든 유럽판은 80권이 초판으로 나왔고 이후 모두 400권이 인쇄됐다.

이 책의 출판에는 영국 천문학자이자 훗날 자신의 이름을 딴 혜성이 있는 에드먼드 핼리가 산파 역할을 했다. 그는 직접 원고를 교정하고 뉴턴에게 아이디어를 문장으로 잘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 영국왕립학회가 돈이 떨어져 출판 지원을 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의 호주머니까지 털었다. 영국왕립학회는 뉴턴이 직접 쓴 원고와 1687년 출판된 초판본을 국보급 유물로 지정해 보관하고 있다. 아직까지 누가 이 책을 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관계자들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막대한 부를 쌓은 기업인이 구매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