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보안 사고에...내부 단속 나선 고동진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사진)이 내년 초 선보일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 출시를 앞두고 사내 분위기 단속에 나섰다.

고 사장은 15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최근 무선사업부 내에서 일어난 자료 유출 사고와 관련해 경각심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 사업부에서 발생한 기출시된 과제 시료(시험·검사 등에 쓰는 물건)를 무단으로 반출하려다 적발된 사고, 회사 자료를 대량으로 유출하려다 적발된 사고 소식 등을 접하며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며 “대형사고는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하인리히 법칙’을 간과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고 썼다.

하인리히 법칙은 미국 트래블러스보험 엔지니어링 부서에 근무하던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1931년 산업재해 사례를 분석해 소개한 법칙이다. 산업재해가 발생해 중상자가 한 명 나오면 그 이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것으로,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의미다.

고 사장은 “임직원이 관리해야 할 과제 시료가 중국으로 유출돼 제품 디자인뿐 아니라 주요 기능이 노출되는 등 크고 작은 보안 사고로 큰 피해와 고통을 경험했다”며 “잠깐 동안의 방심과 부주의로 인한 보안사고가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잠깐의 실수나 방심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한 사고라 해도 각별히 주의하고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고 사장은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열리는 수요사장단회의에 최근 2주 연속 참석했다. 갤럭시노트7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되고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고 사장은 지난 9월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이후 수요사장단회의에 석 달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