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 부사장 "이용자ㆍ고객 규모, 사업과 규제 환경 적합성, 재생에너지 접근성 등"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일본식 임대형 클라우드 플랫폼 건설도 가능"


구글의 데이터센터 건설을 담당하는 조 카바 기술인프라 부분 수석부사장은 "고객들이 한국에 데이터센터 건설이 필요하다고 말한다면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오클라호마주 메이스 카운티에 있는 구글 데이터센터를 방문한 연합뉴스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용자 규모, 고객 규모, 재생에너지 접근 가능성, 네트워크ㆍ토지ㆍ노동력 등의 비용 경쟁력, 또 얼마나 좋은 사업 환경을 갖고 있고, 정부 규제 환경은 어떠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데이터센터 건립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최근 일본에 건립된 구글의 또 다른 데이터센터 모델인 토지 임대형 '클라우드 플랫폼' 건설을 거론하면서, "만일 한국에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런 모델을 한국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한국 정부가 구글의 초정밀지도 반출 요구를 거부한 데 대해서는 사안의 민감성 등을 이유로 답변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구글의 '5,000분의 1 한국 정밀 공간정보 국외 반출 승인 신청'에 대해 "한반도의 안보 여건에서 안보 위험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며 거부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 정치권과 네이버 등 업계 일각에서는 "구글이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지으면 초정밀지도를 해외로 반출하지 않고도 부가 서비스를 할 수 있는데 법인세 회피를 위해 한국에 서버 두기를 꺼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바 수석부사장은 "아시아는 구글에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면서 "아시아 전역의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추가적인 데이터센터 건설 필요성에 대해 검토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카바 수석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 구글 데이터센터에 언론인을 초청하는 경우가 자주 있나.

▲ 그렇지 않다.

내 기억으로는 2009년에 초청한 이후 처음이다.

데이터센터는 보안과 안전이 생명이다.

외부 인사가 환영받을 수 없는 구조다.

-- 그런데도 이번에 전 세계 매체 일부를 선정해 초청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 2017년에 우리는 전 세계 사업장의 소비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우리가 6년 전인 2010년에 이 목표를 설정한 이후 이를 실현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당시에는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 최근 한국 정부가 구글의 정밀지도 반출 요구를 거부한 사실을 알고 있나.

▲ (이 질문에는 홍보담당자가 '매우 민감한 문제이고 한국 정부와 추가적인 협상이 필요한 것'이라며 먼저 말문을 막았다) 그 부분은 내가 맡은 영역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 한국 정부는 구글이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면 정밀지도를 허가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구글의 입장은 무엇인가.

▲ 우리가 새로운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려고 할 경우 많은 사항을 검토한다.

이용자의 규모, 고객 규모, 재생에너지 접근 가능성, 네트워크ㆍ토지ㆍ노동 등 분야에서의 비용 경쟁력, 또 얼마나 좋은 사업 환경을 갖고 있고, 정부 규제 환경은 어떠한지 등이 전반적인 고려 대상이다.

만일 우리의 고객들이 한국에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직접 가서 이 모든 영역이 어느 정도 적합한지를 조사할 것이며 그런 다음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 한국 정부의 요청이 아니더라도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머신러닝의 발전으로 더 많은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급증하는 정보 처리를 위해 구글의 데이터센터가 아시아에 더 많이 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 그렇다.

우리는 지금 아시아 지역에서 싱가포르와 타이완 두 곳에 데이터센터를 갖고 있다.

일본에는 '클라우드 플랫폼 리전'이 최근에 오픈했다.

일본의 경우 우리가 직접 지은 것이 아니라 공간을 임대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런 임대 형식의 클라우드 플랫폼은 앞으로 다른 나라에도 많이 생기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는 얼마나 빨리 성장하느냐다.

만일 그 나라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면 우리가 자체적으로 시설을 건설할 것이다.

당신이 직접 봤듯이 데이터센터는 엄청나게 규모가 크다.

우리는 작은 사업을 위해 이런 시설을 지을 수는 없다.

최선의 방법은 렌트나 리스 계약으로 시작한 뒤 빠른 성장이 이뤄진다면 우리가 자체적으로 건설하는 것이다.

-- 일본과 유사한 방식의 클라우드 플랫폼 리전이 한국에도 건설될 수 있다는 얘기인가.

▲ 아시아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우리 팀은 아시아 지역의 다음 장소를 물색 중이며 아시아 전역의 모든 나라를 평가하게 될 것이다.

만일 우리가 한국을 적합한 장소로 결정한다면, (일본과) 비슷한 경로로 시작할 것이다.

토지 건물 임대 등을 통해 시작하고 얼마나 성장이 빠른가에 따라서 우리 자체의 센터를 건립하게 될 것이다.

이런 결정은 정말 많은 요인이 고려돼야 해서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툴사<미 오클라호마주>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