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표준 게놈지도를 만든 박종화 UNIST 교수(오른쪽 두 번째) 연구팀. 연합뉴스
한국인 표준 게놈지도를 만든 박종화 UNIST 교수(오른쪽 두 번째) 연구팀. 연합뉴스
국내 표준 게놈지도 중 가장 광범위한 한국인 유전 정보가 담긴 게놈지도가 나왔다.

박종화 UNIST(울산과학기술원) 게놈연구소장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가참조표준센터 등 공동 연구진은 24일 “한국인 41명의 DNA 정보를 해독해 통합한 한국인 표준 게놈지도(KOREF·코레프)를 완성했다”고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사람의 유전 정보를 담은 DNA는 30억개 염기로 이뤄졌다. 게놈지도란 이들 30억개 염기의 순서를 밝힌 것이다. 2003년 완성된 인간 표준 게놈지도는 백인의 DNA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런 이유로 한국인과 아시아인의 유전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 2008년 한국인 표준 게놈지도가 공개됐지만 백인의 게놈지도 위에 상대적인 유전적 차이만을 반영했다.

지난달 서정선 서울대 의대 교수와 바이오기업 마크로젠 연구진이 한국인 30대 남성 1명의 DNA를 해독해 정밀한 게놈지도를 완성했다고 발표했지만 전체 한국인을 대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구진은 서울과 경기, 강원 등 전국에 사는 30~40대 건강한 성인 남녀 41명을 뽑아 이 중 40대 남성의 DNA를 정밀 해독했다. 나머지 40명의 DNA에서 보인 개인별 유전적 차이를 나타내는 단일염기다형성(SNP)을 추가로 반영했다. 이처럼 여러 명의 DNA에서 얻은 정보를 합쳐 광범위한 내용을 반영한 한국인 게놈지도를 완성한 것은 처음이다.

박 소장은 “인종 차이와 질병에 따른 돌연변이를 구분하는 일은 정확한 질병 원인 규명과 예측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한국 국민의 대표성을 갖춘 최초의 표준 게놈지도인 코레프는 국민 건강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