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국내 연구 길 열렸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사진)가 만든 ‘1번 배아줄기세포(NT-1)’가 국가 배아줄기세포주로 정식 등록됐다. 2005년 논문 조작 파문으로 황 전 교수가 연구를 중단한 지 10년 만에 국내에서 다시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황 전 교수가 등록 신청한 줄기세포주 NT-1을 등록하고 공식 등록증을 발급했다고 15일 발표했다. NT-1은 황 전 교수가 서울대 재직 시절 체세포복제로 수립했다고 밝힌 배아줄기세포주다. 국내에서는 연구기관이나 연구자가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연구에 쓸 세포주가 반드시 국가에 등록돼 있어야 한다. 이번 질병관리본부의 등록으로 NT-1을 활용한 국내 연구가 가능해졌다.

질병관리본부는 황 전 교수 측이 제출한 입증자료가 충분치 않아 NT-1이 체세포복제 방식으로 수립됐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는 핵이 제거된 난자에 피부세포 등 체세포 핵을 이식한 줄기세포다.

황 전 교수는 2005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세계 최초로 체세포복제 방식으로 배아줄기세포를 수립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후 11개 배아줄기세포를 추가로 만들었다는 논문을 냈지만 데이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NT-1의 경우 수정되지 않은 난자가 외부 자극 등으로 수정된 것처럼 나타나는 ‘단성생식(처녀생식)’에 의해 수립된 것이라고 결론 냈다. 하지만 황 전 교수는 여전히 NT-1을 체세포복제 방식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 전 교수가 국내에서 NT-1의 연구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에서 연구 승인을 받아야 한다. 동물 복제 연구 협력을 위해 중국 항저우로 출국한 황 전 교수는 “관할 관청의 최종 등록 조치에 감사하다”며 “NT-1 등록을 계기로 합법적이고 윤리적 바탕에서 관련 분야 연구에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