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구독·예약·호출 모두 카톡으로…네이버와 격돌 불가피
카카오톡 활용 높이는 챗봇도 개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생활밀착형 플랫폼(서비스 공간)으로 대변신하며 광고 수익모델의 쇄신을 선언했다.

카톡으로 세상 모든 것을 연결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카톡 안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도록 카카오를 진화시켜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용자는 특정 서비스를 주문, 구독, 예약, 호출하고 싶을 때 카톡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카카오톡(메신저 및 콘텐츠 열람)·카카오페이지(웹소설)·카카오택시(택시운송) 등 사용자의 일상 곳곳에 스며든 플랫폼으로 진화해, 편의성을 높이고 광고주는 고객에게 다가설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를 주겠다는 얘기다.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대변신해 그동안 부진했던 광고 수익에서 성과를 올리겠다는 전략이어서 IT 라이벌 네이버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임지훈 "카카오에 수많은 마케팅 접점 활용"
카카오 임지훈 대표는 1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카카오 광고주를 초청해 열린 '비즈니스 콘퍼런스'에서 "카카오에는 수많은 접점(고객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으며 생활의 모든 순간이 마케팅 기회로 만들어 줄 수 있다"며 이처럼 강조했다.

임 대표는 "카카오톡은 모바일 메신저로 시작했지만 상거래, 콘텐츠, O2O(온라인·오프라인연계) 등 다양한 정보·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이용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카카오톡 안에서 해결할 수 있게 하며 음성기술, 언어처리, 인공지능(AI) 등의 기반 기술을 통해 카카오톡이 한층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020 분야도 성장을 거듭해 카카오택시 등 스마트 모빌리티(운송) 분야를 중심 서비스로 삼고, 그 외 (건강광리·청소·쇼핑 같은) 생활 편의 분야는 외부 업체와 협업해 생태계를 넓혀가는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 "만화 보고 '카톡' 할 때도 마케팅 기회"
카카오는 생활밀착형 플랫폼의 광고를 강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웹소설을 유료 구독하는 공간인 카카오페이지와 만화 서비스인 다음웹툰에서 '캐시 프랜즈'라는 새 광고 상품을 선보였다.

앱(응용프로그램) 다운로드나 광고 보기 등 광고주가 제시한 목표를 사용자가 하면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에서 쓸 수 있는 가상화폐(캐시)를 지급해 마케팅 효과를 높이는 것이 골자다.

만화와 소설을 즐기는 일상 활동에 광고를 연동시킨 모델이다.

또 카카오톡의 광고주 마케팅 계정인 '플러스 친구'의 개선판을 내년 1분기에 정식 출시한다.

새 플러스 친구는 사용자와의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검색·예약·구매 등의 혜택을 줄 수 있어 주목도가 높을 것이라고 카카오는 설명했다.

◇ 빅데이터 활용해 광고 효과 극대화
카카오의 여민수 광고사업부문 부사장은 자사 서비스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용자 빅데이터(대형 전산자료)를 활용해 광고 효과를 높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를 통해 사용자의 행태와 취향을 분석해 광고주가 정확히 원하는 고객에게 '타깃형'(표적형) 마케팅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얘기다.

여 부사장은 카카오 광고주가 브랜드 인지도 등 마케팅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카카오광고 인사이트'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의 광고 매출은 올해 3분기 기준으로 1천269억원으로 라이벌 네이버의 같은 시기 광고 수입(7천495억원)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2위 포털인 다음을 보유한 업체로서 광고 매출이 너무 부진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카카오는 꾸준히 광고의 경쟁력을 개선하는 만큼 내년 상반기께 매출 반등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카카오톡 활용도 높이고자 챗봇 개발
임 대표는 카카오톡의 챗봇(대화형 로봇) 개발 계획도 밝혔다.

챗봇은 메신저의 AI 소프트웨어와 대화하며 음식 주문·번역·공연 예약 등 업무를 볼 수 있는 서비스로, 조작이 간편해 실생활 속에서 메신저의 활용 범위를 대거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임 대표는 "챗봇은 자연어 처리와 AI의 결합체로, 이들 두 기술은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며 이처럼 말했다.

임 대표는 "챗봇이 준비가 되면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공개 시기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임 대표는 자연어 처리 기술이 이미 다음의 음성 검색에 쓰이고 있고, AI도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노출하는 포털 다음의 AI 기능인 '루빅스' 등 사례에서 보듯 적극적인 개발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