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북미 지역에서 인기가 높은 동영상 채팅 앱(응용프로그램)인 스냅챗에 지분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5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알파벳의 자회사인 구글캐피털은 스냅챗 운영회사인 스냅의 지분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투자 시기와 규모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투자는 구글캐피털이 지난 4일 회사 브랜드를 ‘캐피털G’로 바꾸고 투자 기업 명단에 스냅챗을 추가하면서 알려졌다. 스냅 측은 이와 관련해 공식 언급을 거부했다.

구글과 스냅은 2013년부터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다. 스냅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의 최대 고객사로 꼽힌다. 2013년 구글에 40억달러에 인수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페이스북도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스냅챗 인수를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스냅챗은 창업자인 에번 스피겔이 2011년 미국 스탠퍼드대 재학 중 수업 과제 프로젝트로 만든 앱이다. 상대방이 메시지를 수신한 뒤 1~10초가 지나면 자동 삭제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사생활을 중시하는 10~20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 사진이나 동영상에 콧수염 동물 등을 합성(필터링)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기능도 호응을 얻었다.

스냅은 지난 9월 스냅챗에서 스냅으로 회사명을 바꾼 뒤 SNS업계 2위인 트위터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스냅은 최근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선글라스인 ‘스펙터클스’를 선보였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