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하이엔드 제품과 성능 처지는 로엔드 제품의 틈새 공략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년에 윈도10용으로 299 달러(34만 원)짜리 가상현실(VR) 헤드셋이 나올 것이라고 최근 밝힘에 따라 VR기기 대중화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MS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윈도10 관련 제품 공개 행사를 열면서 "HP, 델, 레노버, 아수스, 에이서 등 파트너사들이 최저 가격 299달러부터 시작하는 윈도10용 VR 헤드셋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기들의 상세한 사양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기존의 하이엔드 VR기기에 성능이 크게 뒤지지 않으면서도 편의성은 스마트폰을 끼워 쓰는 저가형 VR기기와 맞먹을 것으로 기대된다.

윈도10의 VR 기능과 입체영상(홀로그램) 기능을 이용하는 이 기기들은 외부 카메라나 레이저 센서 등이 없이도 사용자의 위치와 시선 방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MS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나왔거나 곧 나올 VR 헤드셋은 페이스북 자회사인 오큘러스의 '리프트'(599 달러·69만원), HTC의 '바이브'(799 달러·91만원),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400 달러·46만원) 등 고가·고성능의 하이엔드 제품과, 스마트폰을 끼워서 쓰는 삼성 기어 VR(99 달러·11만원), 구글 데이드림 뷰(79달러·9만원), 중국 베이징 폭풍마경의 '폭풍마경 4'(99위안·1만7천원) 등 저가·저성능의 로엔드 기기들로 크게 양분돼 있다.

하이엔드 기기 중 리프트나 바이브는 고성능 그래픽카드 등이 달린 고성능 PC를 사용해야만 하고 플레이스테이션 VR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4(400 달러·46만원) 본체를 사야 해 실제로 즐기려면 100만원 이상의 돈이 든다.

로엔드 VR기기는 가격이 낮고 기존 스마트폰을 끼워 쓸 수 있어 비용 부담은 크지 않으나 성능이 좋지 않아 잠시 갖고 놀다가 버리는 싸구려 장난감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윈도10용 VR헤드셋이 나오면 하이엔드 기기와 로엔드 기기 사이의 '적당한 가격'으로 상당한 성능을 낼 것이며 게임 등 콘텐츠 제작도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게이머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제작한 고성능 혼합현실(MR) 헤드셋 '홀로렌즈'를 개발자들에게 판매 중이지만 가격이 3천 달러(343만원)으로 매우 높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