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욱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생산·판매 중단으로 단종 위기에 몰린 가운데 관련 임원들의 연말 거취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선(先)수습·후(後)문책'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7 사실상 단종…先수습·後문책 고민할 듯
삼성전자가 갤노트7의 생산 중지에 이어 단종 결정을 내리고,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 등 임원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현재 삼성 측은 단종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갤럭시노트7’이 생산·판매 중단 조치는 사실상 단종 수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동진 사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올초부터 스마트폰을 총괄하는 무선사업부장을 맡았다. 고 사장은 무선사업부 개발관리팀장, 기술전략팀장, 개발실장을 거친 엔지니어 출신이다. 상품기획, 기술전략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경험하며 갤럭시의 성공신화를 이끌어 온 인물이란 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초유의 리콜, 판매중단 사태로 입지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 사장이 리콜까지만이라도 탈없이 잘 처리했다면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연이은 발화사태로 생산과 판매까지 중단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며 "삼성의 인사는 철저히 상벌에 기준해서 이뤄지는 게 특징"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국내에서 자사 냉장고가 폭발 사고가 발생하자, 해당 모델 21만대를 전부 리콜했다. 당시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았던 최진균 전 사장은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고 사장은 지난달 2일 열린 갤노트7 리콜 관련 브리핑에서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는 인상을 줬다. 그는 “제품을 검증하고 개발을 담당했던 나의 책임”이라며 “삼성전자 제품을 사랑해주는 모든 분들께 염려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며 스스로의 책임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으로 봐서 고동진 사장도 갤럭시노트7이 단종으로 최종 결정될 경우, 책임을 지고 물러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함께 배터리 결함의 중심에 있는 삼성SDI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이미 일부 임원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달 27일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과 동시에 그룹내 대규모 인사 이동이 전망되고 있어 갤노트7 관련 인사도 함께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후속 대처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갤노트7 판매를 완전 중단할 경우 인사개편의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