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뮤직 10주년…1천400억개 앱이 애플 앱스토어서 다운로드"
슈퍼마리오·포켓몬고의 닌텐도·나이앤틱 대표와 나이키 회장 특별손님

"최고의 보안이라더니, 인터넷에 정보가 모두 유출됐다.", "(웃음) 정말 이해할 수 없다"
팀 쿡 애플 CEO가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기사와 잡담을 나누며 신나게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쿡이 차에서 내리는 화면이 나온 직후 무대의 조명이 켜지면서 그가 등장했다.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애플의 특별행사에서 쿡이 처음 언급한 것은 아이폰이나 애플 워치, 아이팟 등 그들의 주력 하드웨어 제품이 아니었다.

쿡은 애플 뮤직의 놀라운 신장세, 그리고 올해 말 런던에서 개최될 애플 뮤직 페스티벌 10주년 기념행사 소식을 전하면서, "1천400억 개의 앱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됐다.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앱 얘기를 먼저 꺼냈다.

그리고 그 애플 앱스토어에 새롭게 등장할 "누구나 아는 캐릭터를 소개하겠다"며 슈퍼마리오 게임의 주인공 마리오를 화명에 등장시켰다.

이어 쿡의 소개로 등장한 이는 마리오의 아버지로 불리는 닌텐도의 미야모토 시게루 대표.
그는 "최대한 많은 사람이 마리오 게임을 하길 원한다.

슈퍼마리오 런을 앱스토어에 무료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고전 게임인 슈퍼마리오가 모바일 버전으로 처음 출시되는 것이다.

슈퍼마리오 런은 게임기에서와는 달리 한 손으로도 할 수 있는 버전이라고 미야모토 대표는 밝혔다.

애플 신제품 가운데 먼저 애플 워치가 소개됐다.

쿡 CEO는 "18개월 전 처음 출범한 애플 워치는 이제 시계에 대한 개념을 바꿨다"면서 전 세계 시계 판매시장의 현황을 공개했다.

애플 워치는 롤렉스 바로 다음인 2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 뒤를 이어 파슬, 오메가, 카르티에, 시티즌 등이 뒤를 이었다.

그리고 특별 손님으로 다시 무대에 등장한 이는 존 행키 나이앤틱 CEO였다.

나이앤틱은 올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의 제작사다.

행키 CEO는 이 게임의 애플 워치용 앱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포켓몬 고의 애플 워치용 앱을 쓰면 게이머들이 전화기를 들여다보지 않고 주변 환경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으로 하는 포켓몬 고 게임이 보행자들의 부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하지만 애플이 슈퍼마리오, 포켓몬 고와 손을 잡은 것은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꿀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특별 게스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애플 워치 2 버전의 방수기능과 GPS 기능 추가 등에 대한 설명이 마무리될 무렵, 나이키의 트레버 에드워즈 회장이 등장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달리기한다.

러닝 디바이스가 필수적인 시대가 됐다"면서 "거리와 속도 측정이 가능할 뿐 아니라 러닝의 동기를 부여하는 초청 프로그램을 애플 워치 나이키에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애플 워치 나이키' 버전의 내달 말 출시를 알리는 선언이었다.

"오늘 날씨가 좋으니 나가서 뛰자", "며칠 동안 안 뛰었으니 이제 뛰러 나가자", "일요일에는 뛰자!" 등의 메시지가 애플 워치를 통해 나오면 동기 부여가 돼서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에드워즈 회장은 말했다.

애플의 특별행사에 세계적인 협업 파트너사 대표들이 이렇게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하드웨어의 압도적 혁신성과 독창성을 바탕으로 '독불장군' 행세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애플이기도 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 또는 매우 완만한 성장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 속에서 애플이 활로 모색을 위해 콘텐츠 파트너사들과의 상생과 협력을 추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이날 행사에 아이폰 7 시리즈와 애플 워치외에 아이패드와 맥북 등 다른 제품의 신 버전은 공개되지 않았다.

애플은 공공연하게 내년 10주년 행사때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한 바 있어 이들 제품은 내년에 신 버전이 나올 공산이 커 보인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