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20가 적자 탈출 계기 되길 기대"…한국·홍콩·미국 등에만 출시
LG전자 오디오·카메라 기술 총동원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7일 경쟁사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 사고에 대해 "V20가 고객에게 어떻게 인정받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날 서울 양재동 서초 R&D 캠퍼스에서 열린 V20 공개 행사에서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 사건이 V20 마케팅에 호재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새 스마트폰 V20에 호재가 될지 아닐지 잘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 는 V20가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경쟁을 벌여야 하는 갤럭시노트7과 애플의 아이폰7에 대해 "프리미엄폰다운 것을 전부 담고 LG전자 나름의 독특한 가치를 심으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오디오와 카메라를 인정해주는 고객들이 많이 생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의 발언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V10과 G5의 잇따른 부진으로 적자에 몰린 상황이지만, 외연 넓히기에 급급하지 않고 '우리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읽힌다.

그는 스마트폰의 배터리 품질과 관련해서는 "배터리 안전성은 탈착형이냐 일체형이냐와 직결된 문제는 아니다"며 "사전 품질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V20는 배터리 일체형으로 제작된 갤럭시노트7과 달리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는 탈착형으로 만들어졌다.

조 사장은 흑자 전환 시점에 대해서는 "(사업이)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V20 출시를 기점으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G5는 초기에 모멘텀을 놓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V20는 그동안의 경험을 공정에 적용해 상당히 순조롭게 생산되고 있다"며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V20는 G5처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모델은 아니다"며 "큰 화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나라가 많지 않아 한국과 미국, 홍콩 등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의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5는 국내외 언론의 뜨거운 반응에도 불구하고 판매 초기 낮은 수율(불량 없는 양산 비율) 문제로 흥행에 실패했다.

조 사장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이 출시국에서 빠진 데 대해 "홍콩과 대만 등 중화권 전반에 대해서는 공을 들이고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당분간 온라인 판매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지역에서 자리를 잡고 난 뒤 중국에서의 마케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G5가 시작한 모듈형 스마트폰을 후속 모델에서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모듈 구조에 대해서는 소비자 피드백을 받아서 다음에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며 "내부에서는 방향을 잡았고 적절한 시기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날 서울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를 동시 공개했다.

V20는 멀티미디어 세대를 겨냥해 만든 스마트폰으로 뱅앤올룹슨과 협업, 고음질 쿼드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DAC) 탑재, 24비트(bit) 하이파이 녹음 기능, 전·후면 광각카메라 장착 등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이날 향후 스마트폰 사업을 벌여나가면서 모바일 페이 등 간편결제와 사물인터넷, 가상·증강현실 연동 서비스를 구현하는 방안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홍주 MC사업본부 상품기획그룹장(상무)은 "'페이' 서비스는 론링뿐만 아니라 소비자 가치와 안정성이 중요한데 내부적으로 많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사물인터넷 생태계도 차근차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