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은품·제휴카드·인센티브 처리 등 후속조치 골몰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전량 리콜을 결정한 후 일선 이동통신사와 유통점은 후속조치 마련에 골치를 앓고 있다.

삼성전자는 용단을 내렸다는 찬사를 받고 있지만, 이동통신사와 유통점은 이미 판매된 단말기 40만대에 대한 사은품, 제휴카드, 인센티브 등을 처리하는 업무가 복잡하기만 하다.

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이날 오전부터 갤럭시노트7 리콜 업무 지원을 위한 대책회의를 릴레이로 진행하고 있다.

휴대폰 전량 리콜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맞아 삼성전자와 협의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SK텔레콤은 갤노트7 전용 상담 콜센터를 운영하고, 구매자 전원에게 상세 교환 절차와 일정 등을 문자(MMS)로 개별 공지하기로 했다.

공식 온라인몰 'T월드다이렉트'에서 예약 구매한 고객에게는 택배 서비스나 오프라인 지점 방문을 통해 교환과 환불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대여폰 제공, 환불, 신제품 교환이라는 일련의 리콜 서비스에 추가 인력과 비용이 들어가다 보니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자세한 협의도 없이 갤럭시노트7 교환, 환불 계획을 발표하는 바람에 주말부터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신제품에는 이통사별 다양한 프로모션이 얽혀있어 말처럼 쉽게 리콜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판매점 단체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일선 판매점에서는 일단 고객에게 단말만 돌려받고 환불해주고 있다"며 "판매점이 자체 제공한 사은품 비용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동통신업계는 환불(개통 철회) 고객이 늘어날 경우 업무 처리가 상당히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불은 교환이 시작되는 19일 당일까지 가능하다.

환불은 통신사를 바꿀 경우 개통 철회를 거쳐야 해서 단순 교환보다 절차가 복잡하다.

요금을 일할 계산해서 정산하고, 관련 수수료도 돌려줘야 한다.

여기에 갤럭시노트7은 구매자에게 제공한 다양한 혜택을 처리하는 과정이 추가로 필요하다.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신제품 구매를 위해 발급한 제휴카드 처리, 대리점에 지급된 인센티브, 고객에게 건네진 사은품 비용 분담 등의 복잡한 문제를 삼성전자와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번호이동의 경우 개통 14일 이후에 개통 철회(환불)를 한 전례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전량 리콜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맞춘 새로운 처리 방안을 새로 고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우선 개통 후 14일이 지나 해지하면 발생하는 공시지원금 약정할인반환금을 면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갤럭시노트7 고객 상당수가 선택할 것으로 보이는 교환 업무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 3사는 갤럭시노트7 구매자가 구입처에 상관없이 어느 매장을 가더라도 새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환이 시작되는 19일까지 물량이 전 유통망에 골고루 깔릴 것인지, 또 전산망 연결이 원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대리점에서든 구매자의 이동통신 이력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전산 차원에서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라며 "직영점이 아닌 판매점에서 이런 과외 업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