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노트7 전량 리콜
삼성전자가 배터리 폭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을 전량 리콜(회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노트7은 국내 예약 판매량(약 40만대)의 절반가량이 개통됐다. 여기에 해외 판매량을 더하면 리콜 물량은 25만~30만대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잇달아 발생한 갤럭시노트7의 폭발과 관련해 단말기를 회수해 원인을 조사한 뒤 문제점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조사 결과 폭발의 원인이 ‘배터리 불량’인 것으로 결론 내고 전량 리콜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곧 공식 입장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삼성SDI 주가는 각각 2.04%와 6.06%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이미 판매한 갤럭시노트7도 리콜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콜 방식은 부품(배터리)을 수리·교환해 주거나 새 제품으로 완전히 바꿔주는 방식이 거론된다.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가 내장된 일체형 제품이라 부품을 수리·교환해 주는 것보다는 새 제품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소비자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시험연구기관으로 리콜 명령 권한이 있는 국가기술표준원은 1일 삼성전자에 갤럭시노트7 조사 결과 보고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삼성전자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로 자체 조사를 할 수 있다”며 “상황이 시급하므로 회사 측이 신속하게 조사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제품 결함에 의한 발화로 최종 확인되면 리콜 권고나 명령 등의 처분을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사를 시작한 지 1주일 정도 지난 만큼 조만간 폭발 원인에 대한 분석 결과를 공식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종 분석 결과가 나와야 대처 방안을 마련할 수 있고 아직은 리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자·통신업계는 소비자의 불안과 불만이 커지고 있어 리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은 지난주부터 충전 중 배터리가 폭발했다는 소비자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국내외에서 여섯 건의 폭발 주장이 제기됐다.

지 난달 30일에는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 충전하고 있지도 않은 제품이 폭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네티즌은 “회사 여직원 갤럭시노트7이 사내 카페테리아 테이블에서 타버렸다”며 “충전 중인 제품이 아니었다”고 썼다. 같은 날 또 다른 네티즌은 “갤럭시노트7 폭발이 또 있었다. 혹시 모르니 정품 충전기를 사용하고, 충전 때는 몸과 먼 곳에 두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불량으로 이 같은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인터넷에 공개된 사진들은 공통적으로 제품 왼쪽의 배터리 근처가 심하게 타 있다.

대부분 이상 과열로 배터리 윗부분이 녹고, 이로 인해 디스플레이까지 녹아내린 모습이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점점 얇아지고 밀도가 높아지는 추세라 작은 충격에도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배터리 전문가는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양극과 음극을 나누는 분리막이 불량이면 배터리에 이상 과열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배터리와 연결된 과전류 차단 시스템이 불량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스마트폰 전력을 관리하는 전력관리칩(PMIC)에서 발열을 제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배터리 팩과 스마트폰 전력 계통 간 회로에 문제가 생기면 배터리가 녹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