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두비두 출시 기자설명회'에서 비디오 플랫폼 두비두의 성장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강민호 KT 플랫폼서비스사업단 상무.
30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두비두 출시 기자설명회'에서 비디오 플랫폼 두비두의 성장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강민호 KT 플랫폼서비스사업단 상무.
[ 박희진 기자 ] "수익이 발생하는 궤도에 오르기까지 지루한 시간을 버티는 게 힘들어요."(뷰티 전문 유튜버 '회사원A')

전세계 10억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브엔 직접 만든 동영상 콘텐츠로 돈을 버는 스타 유튜버들이 있다.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이들은 현재 자리에 서기까지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견뎌야 했다고 털어놓는다. 하물며 기술도, 인지도도 없는 일반인에게 유튜브에서 동영상으로 돈을 벌기란 쉽지 않다.

유튜브의 틈새를 국내 이동통신사 KT가 정조준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전세계 누구나 손쉽게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고 편집해 공유할 수 있는 비디오 플랫폼 '두비두(dovido)'를 내놨다. 콘텐츠 제작자는 동영상과 연계해 글로벌 시청자를 대상으로 상품 판매까지 가능해 광고 뿐 아니라 추가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KT는 30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두비두 출시 기자설명회'를 열고 콘텐츠 플랫폼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강민호 KT 플랫폼서비스사업단 상무는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처럼 누구나 쉽게 동영상을 찍어 올리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두비두를 소개했다.

동영상 촬영부터 편집, 업로드, 검색, 연계상품 판매가 하나의 앱에서 한 번에 가능한 서비스는 두비두가 전세계 최초다. 누구나 자신의 재능으로 스타가 될 수 있게 만든다는 취지 아래 '동영상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뷰티 전문 유튜버 '회사원A'의 유튜브 영상 캡쳐.
뷰티 전문 유튜버 '회사원A'의 유튜브 영상 캡쳐.
KT는 사진에서 동영상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하우투(How to) 비디오'의 인기에 주목했다. 하우투 비디오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사용기를 담은 동영상으로, 대표적인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에 해당한다.

구글의 2015년 컨슈머 서베이에 따르면 하우투 비디오에 대한 검색은 전년 대비 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35세에 해당하는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의 67%는 무엇을 배우고자 할 때 비디오를 통해 정보를 습득한다고 응답했다.

강 상무는 "방송사 제작 콘텐츠(RMC)에서 UCC로 영상 소비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특히 하우투 비디오는 주제가 무궁무진하고 반복 시청과 콘텐츠간 연결이 용이해 콘텐츠 생명력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지니스모델(BM) 구축이 쉬운 점도 하우투 비디오의 강점으로 꼽았다. KT는 다음달 중 바이두 동영상에 등장하는 상품을 앱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커머스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서비스 초기엔 코리안몰 등 KT가 제휴를 맺은 업체의 뷰티 상품만 판매할 수 있다. 향후 콘텐츠 제작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제품군을 쿠킹, 리빙 등으로 점차 확장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오픈마켓을 지향해 전세계 판매자들이 물건을 등록할 수 있고, 콘텐츠 제작자들이 개인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것도 가능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KT는 상품 판매를 통한 수익의 3~5%를 콘텐츠 제작자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강 상무는 "기존 UCC 제작자들의 고충엔 기술적인 부분 외에도 수익과 관련된 문제가 많았다"며 "기존 동영상 플랫폼에서 제작자는 대부분 광고 수익만 얻을 수 있었지만 두비두에선 판매수익까지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두비두를 이용해 동영상을 편집하는 모습. / 사진=KT 제공
두비두를 이용해 동영상을 편집하는 모습. / 사진=KT 제공
글로벌 플랫폼 사업 전략을 고민해온 KT는 사진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서 가능성을 엿봤다.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이 놓친 모바일 트렌드를 읽어 성공한 것 처럼 동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유튜브의 빈틈을 포착했고, 그 결과물이 두비두라는 설명이다.

김훈배 KT 플랫폼서비스사업단장은 "KT의 경쟁자는 이동통신사가 아니라 포털을 포함한 전세계 플랫폼 업체"라며 "플랫폼 사업자에게 한국이라는 작은 시장은 성공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글로벌 시장엔 여전히 새로운 기회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플랫폼을 지향하며 탄생한 두비두는 한글과 영어, 중국어 등 자동번역 기능을 지원한다. 초기 주력 콘텐츠를 'K뷰티'로 정한 것도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서비스를 알리기 쉬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KT는 2018년까지 중국과 이사아 시장에서 두비두 사용자 3000만명을 확보하고, 2020년엔 북미와 유럽으로 진출해 사용자 2억명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