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중국 화웨이 등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와 손잡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통신사 전용폰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고가 프리미엄폰 대신 중저가폰으로 눈을 돌리는 젊은 층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이다.
KT, 30만원대 화웨이폰…이통사 중저가폰 '삼국지'
KT는 24일 중국 화웨이의 최신 제품인 5.2인치 화면의 ‘비와이(Be Y)폰’과 8인치 ‘비와이패드’를 KT 전용 단말기로 선보였다. KT가 중국산 전용폰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제품은 30만원 초중반대 가격에 프리미엄폰급 성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비와이폰은 지문 인식 기능과 풀HD 디스플레이, 3기가바이트(GB) 메모리를 탑재했다. 비와이패드는 전문 오디오 브랜드 하만카돈이 인증한 듀얼 스피커를 내장했다. 출고가는 비와이폰이 31만6800원(부가세 포함), 비와이패드는 36만3000원이다. KT 관계자는 “청소년 요금제인 Y틴과 Y24의 뒤를 잇는 Y시리즈 전용 단말로 젊은 층 가입자를 고려해 실속형 제품을 도입했다”며 “고객의 선택폭이 한층 넓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독자적으로 기획한 중저가 전용폰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화웨이의 보급형 스마트폰 X3에 이어 12월에는 출고가 15만4000원짜리 Y6를 국내에 출시했다. Y6는 스마트폰 통화는 물론 ‘070 인터넷전화’로도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평소에는 스마트폰으로 쓰다가 와이파이가 잡히는 곳에서는 인터넷전화로 전환해 쓸 수 있다. 제품 출시 후 한 달 만에 2만대가 팔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SK텔레콤도 작년 9월 애플 아이폰 위탁 제조사인 대만 폭스콘에 생산을 맡긴 전용폰 ‘루나’를 기획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출고가 30만원 후반대의 ‘쏠’을 선보였다. 중국 제조사 TCL알카텔이 생산한 제품이다. 출시 당시 예약 가입자가 1만여명에 달해 루나의 예약 가입자 수를 2배 이상 뛰어넘었다. 5.5인치 화면에 듀얼 스피커 등을 적용했다. SK텔레콤은 전국 100여곳에 쏠 전문 사후서비스(AS)센터를 운영하고 지속적인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를 해주고 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10~20대 젊은 층은 물론 40대에서도 가성비가 뛰어난 중국산 중저가폰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이 같은 틈새시장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통신사들의 전용폰 출시 경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