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진 고가 유기물질 소재 황철석으로 대체 성공

발전 효율이 높지만, 너무 비싼 것이 흠이었던 차세대 태양전지의 가격을 대폭 낮추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고민재 박사팀이 값싼 황철석 소재를 써서 차세대 태양광 발전 장치로 꼽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는 태양 빛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이 우수하지만, 핵심 재료인 'spiro-OMeTAD'란 유기물질이 금이나 백금 등 귀금속보다 10배 이상 비싸 상용화에 큰 걸림돌이 됐다.

고 박사팀은 이에 따라 황철석 나노입자를 쓰는 방안을 내놨다.

황철석은 지구 상에 흔한 저가 광물로 금과 광택이 비슷해 서양에서는 '바보들의 금'으로도 불린다.

이렇게 황철석 나노입자를 대체재로 넣은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는 실험 결과 전력 효율이 양호하고 안정적으로 작동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KIST 관계자는 "종전의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는 물에 약해 공기 중의 수분만 접해도 쉽게 망가지는 문제도 있었는데, 황철석 나노입자를 쓴 이번 전지는 물에도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 박사팀이 개발한 황철석 나노입자 소재는 차세대 태양전지의 상업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며, 메모리나 전자 기기의 전극 소재 등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KIST·미래창조과학부·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의 유력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근호의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