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 인식은 스마트폰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고도화된 생체 인증 기술이다. 홍채는 생후 18~24개월 정도 지나면 완성되고 이후에는 변하지 않는다. 사람의 홍채가 같을 확률은 10억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에 담긴 홍채 인식 기술을 공개했다. 갤럭시노트7의 홍채 기술을 개발한 김형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사진)는 23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설명회를 열고 “홍채 인식 기술은 위·변조나 복제가 불가능하다”며 “모바일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생태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 홍채 인식의 비밀…"다른 사람과 홍채 같을 확률 10억분의 1"
◆일란성 쌍둥이도 홍채 달라

김 상무의 설명에 따르면 영화를 보면 죽은 사람의 눈을 이용하거나 고화질 카메라로 다른 사람 눈을 촬영해 홍채를 인식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같은 일은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다. 사람이 죽으면 4초 안에 홍채가 풀려버리기 때문이다.

고성능 카메라 등으로 다른 사람의 홍채를 찍는다 해도 홍채 인식 카메라가 이를 사람의 홍채로 인식하지 않아 문제가 없다. 사람의 홍채는 일란성 쌍둥이도 서로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 사람의 왼쪽과 오른쪽 눈의 홍채 역시 똑같지 않다.

갤럭시노트7 홍채 인식의 비밀…"다른 사람과 홍채 같을 확률 10억분의 1"
사람의 홍채는 260여개의 고유한 식별 패턴을 지니고 있어 40개 정도의 식별 패턴이 있는 지문보다 인증 정확도가 뛰어나다. 자신의 홍채가 다른 사람과 같을 확률은 10억분의 1에 불과하다.

갤럭시노트7은 사용자의 눈에 적외선을 쏘아 반사된 빛을 카메라로 포착해 홍채 정보를 인식하는 방식이다. 홍채 정보는 스마트폰의 트러스트존이라는 특별 보안 구역에 저장되고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햇빛이 강한 곳에서도 홍채를 인식할 수 있고, 홍채 카메라의 화각을 넓혀서 스마트폰을 들기만 해도 이용자를 알아볼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홍채 기술 적용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홍채 인식 기술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확대에도 나선다. 홍채 인식으로 단순히 스마트폰 잠금화면을 푸는 정도의 기능을 넘어 좀 더 큰 틀에서 홍채 인식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삼성패스’(삼성전자의 보안 인증 서비스)를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갤럭시노트7 정식 출시와 함께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과 제휴해 삼성패스로 로그인이나 계좌이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 출시 지역을 확대하듯 삼성패스 연동 범위를 넓혀나가고, 은행과 카드회사 등 다른 금융권으로 서비스를 늘릴 계획이다.

김 상무는 홍채를 비추는 적외선 카메라의 유해성 논란과 관련해 “홍채 인증 과정에서 활용하는 광원은 인체 유해성 평가 국제기준을 통과했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