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PC 보안은 관리 잘해도 모바일은 방심"

'배달의 민족' '직방' '다방' 등 소비자가 많이 쓰는 앱(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이 회원 개인정보 보호가 부실해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1일 전체 회의에서 공개한 16개 '생활밀접' 앱 실태 조사 결과에서 배달의 민족·직방·롯데홈쇼핑 등 10개 앱이 내부 전산망에서 고객 개인정보를 전송할 때 암호화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암호화는 해킹·정보 유출 사고에 대비하는 가장 기초적인 조처로 이를 하지 않으면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이렇게 개인정보를 암호화하지 않은 다른 앱에는 다방·CJ원(카드앱)·GS숍·현대H몰·NS홈쇼핑 등도 포함됐다.

1년 이상 앱을 안 쓰는 '휴면 고객'의 개인정보를 대충 관리한 앱들도 적잖았다.

이런 고객 정보를 법정 기한이 지나도 삭제하지 않거나, 별도 공간에 저장 관리하라는 규정을 어긴 것이다.

다방·CJ몰·GS숍·현대H몰·롯데홈쇼핑·NS홈쇼핑 등 7개 앱에서 이런 문제가 적발됐다.

방통위의 조사 실무자는 "영세 업체가 아닌 대기업 계열사도 PC 서비스의 보안 관리는 잘해도 앱은 PC에 딸려 적절히 보안이 유지될 것이라고 방심해 허점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이번에 적발된 앱 운영사에 '개인정보 관리 체제를 재점검하라'는 시정명령과 과태료 처분을 내렸고 올해 9∼12월 해당 업체가 시정명령을 잘 이행했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기주 방통위 상임위원은 이날 전체 회의에서 "쇼핑 등을 PC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앱의 보안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요즘은 업종 불문하고 앱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