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문체부 첫 포럼…스포츠 스타트업 등 4개 과제 논의

타자가 공을 치자 야구장의 초고화질 전광판에 타격 각도와 강도·공의 속력 등이 바로 뜬다.

경기장과 선수 몸 곳곳의 센서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분석해 '보는 재미'가 쏠쏠해지고 구단은 선수 기량 평가가 한결 편해진다.

주전부리를 사려고 야구장 매점 앞에 줄을 서는 일도 줄어든다.

어떤 매점에 사람이 많고 적은지가 실시간 정보로 나오기 때문에 제일 한산한 가게를 골라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정보기술(IT)과 스포츠를 결합해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창출하는 사업을 정부가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인천 문학 경기장에서 체육계와 IT 업계 전문가들을 초청해 '제1회 창조경제 융합 스포츠 산업 포럼'을 열었다.

스포츠와 IT의 융합은 센서를 붙인 운동화를 내놓은 미국 나이키 등 서구 선진국에서는 이미 많은 사례가 나왔지만, 국내에서는 이제 시작 단계다.

이에 따라 지능형 경기장(스마트 스타디움)과 가상현실(VR) 기반의 훈련 프로그램 등 유망 과제를 조망하고 지원 방안을 고민하자는 것이 토론회의 골자다.

토론회에서는 ▲ 스마트 스타디움 ▲ 스포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 첨단 스포츠 아카데미 ▲ 데이터 기반 스포츠·레저산업 등 4개 과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행사에서 SK텔레콤이 발표자로 나선 스마트 스타디움은 사물인터넷(IoT)과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 등으로 경기 정보 수집, 매장 안내, 관객 성향 분석 등을 해내는 다용도 체육 기반시설이다.

경기를 보는 즐거움을 극대화해 관객 수를 대폭 늘리고 'AR 스포츠 테마파크'처럼 별도 볼거리를 제공할 수도 있어 경제적 파급력이 크다.

스포츠 스타트업은 경기 중계 모바일 앱(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이나 득점 등 경기 정보를 기발하게 보여주는 서비스 등을 개발하는 첨단 벤처를 뜻한다.

전산 기술과 스포츠 분야에 남다른 감각이 있는 인재가 이런 회사를 제대로 만들 수 있게 투자 지원·기술 조언 등을 해주는 전문 엑셀러레이팅(기업 육성) 프로그램의 필요성도 거론됐다.

스포츠 아카데미는 IT로 운동 배우기 열풍을 일으키자는 구상이다.

VR과 IoT 등으로 재미있게 골프·야구 같은 종목을 배울 수 있는 공간(아카데미)을 전국 곳곳에 세워 지역 경기를 살리는 효과도 낼 수 있다.

데이터 기반 스포츠는 고객의 특성을 분석해 스포츠·레저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컨대 주민의 특성과 기후 조건을 빅데이터로 확인해 요트·카약 서비스가 가장 잘 될 지역을 예측하는 것 등이 여기에 속한다.

미래부와 문체부는 양 부처의 차관이 이끄는 '창조경제 융합 스포츠산업 육성 협의체'를 만들어 4개 과제의 상용화를 집중적으로 돕고 연말께에는 관련 지원 정책을 완성할 예정이다.

미래부의 고경모 창조경제조정관은 "스포츠는 애초 제조업·미디어·유통 등 다양한 분야와 잘 섞이는 분야라 IT와 궁합도 매우 좋을 것으로 봤다.

많은 기업이 관련 제품·서비스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