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와중에도 성장하는 게임업체들이 있다.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진출한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한국 게임산업 암흑기] "국내시장 좁다"…글로벌 시장서 해답 찾은 게임빌·컴투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인디게임 개발사들도 규제로 신음하고 혁신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게임산업에 활력소가 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1세대 모바일 게임업체인 게임빌과 컴투스는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주력해 성과를 내고 있다. 컴투스의 역할수행게임(RPG) ‘서머너즈 워’는 2014년 7월 출시된 뒤 누적 다운로드가 6000만건에 달하고 2년간 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 49개 국가 애플 앱스토어에서 게임 매출 1위에 올랐고, 미국 구글플레이에서는 지난해 게임 매출 최고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모바일게임 ‘낚시의 신’ 역시 2014년 출시된 이후 2년 동안 해외 시장에서 40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다.

컴투스는 이런 글로벌 히트작을 앞세워 실적이 매년 크게 개선되고 있다. 2013년 81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4년 2347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뛰었고 지난해에도 433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84.7% 급증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3년 77억원에서 1012억원(2014년), 1659억원(2015년) 등 매년 큰 폭으로 늘었다.

게임빌은 드래곤 블레이즈, 크리티카-천상의 기사단, MLB퍼펙트이닝16 등 글로벌 시장의 히트작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이런 게임 덕분에 2013년 555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265억원으로 뛰었다.

인디게임 개발사 카카로드인터랙티브가 개발한 ‘빅헌터’는 출시된 지 3개월도 안 돼 해외 시장에서 300만명의 사용자를 모았다. 엔플라이스튜디오가 개발한 액션 모바일게임 ‘무한의 계단’은 작년 2월에 출시된 뒤 1년도 안 돼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산 인디게임들이 잇따라 성과를 내자 구글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인디게임페스티벌’을 열기도 했다. 이 페스티벌은 구글이 유망 인디게임을 발굴하고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밥 미즈 구글플레이 게임부문 사업총괄은 “해외에선 퍼즐 같은 장르의 게임이 대부분인데 한국은 게임 디자인뿐만 아니라 게임 시스템 등에서 수준이 상당히 높다”며 “한국의 인디게임사 중에도 슈퍼셀이나 라이엇게임즈 같은 글로벌 게임개발사로 성장할 만한 업체들이 있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