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급 기초과학 연구소 10곳 중 4곳이 중국 기관
중국이 전 세계에서 스타급으로 성장하는 기초과학 연구소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로 나타났다. 서방 국가를 모방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모든 산업의 기본이 되는 기초과학 분야에서 제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7일 최근 4년간 논문에 대한 각국의 기여도를 평가하는 수치인 WFC(Weighted Fractional Count)를 분석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100개 대학·연구기관을 ‘떠오르는 스타(rising star)’로 소개했다. 네이처는 매년 세계적 수준의 자연과학 학술지 68개를 엄선해 우수 성과를 많이 낸 대학과 연구소에 이처럼 점수를 매기고 있다.

중국은 최근 4년간 평점의 증가폭과 지난해 평점을 분석한 순위에서 최상위권인 1~9위를 싹쓸이했다. 중국과학원은 평점 1357.8로 1위를 차지했고 베이징대, 난징대, 중국과학기술대, 난카이대가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화둥사범대와 후난대, 쓰촨대 등도 11~20위권에 포함되는 등 중국내 40개 대학과 기관이 떠오르는 100대 스타 연구소 반열에 오르며 기초과학 강국의 입지를 급속히 확대해 가고 있다. 이는 미국(11개) 영국(9개), 독일 (8개) 등 전통 기초과학 강국을 훨씬 능가하는 수치다.

중국은 스타 연구소 가운데 주목할 연구소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처는 이날 ‘이들을 따라잡을테면 따라 잡아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100개 떠오르는 연구소 가운데 국가 성장에 기여했거나 순위가 대폭 상승한 기관 25곳에 주목했다. 여기에서도 중국은 가장 많은 6개 연구기관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쑤저우대와 화둥사범대, 후난대, 쓰촨대, 시안교통대, 하얼빈공대 등이다.

이번 평가에서 한국은 100대 떠오르는 스타 연구소에 기초과학연구원(IBS)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단 두곳만 포함됐다. IBS는 2015년 평점 50.31점으로 2012년(1.04점) 대비 49.27점의 성장을 기록해 영국 옥스퍼드대에 이어 11위에 올랐다.

IBS는 한국 기관 중 유일하게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과학기술대(KAUST),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인도과학교육연구원(IISER),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 미국 베일러의대, 독일 레겐스부르크대, 이탈리아기술연구소 등과 함께 주목되는 스타 연구소 25선에 포함됐다. 네이처는 이날 특집 기사 서문에서 IBS를 떠오르는 25개 연구기관의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2011년 문을 연 IBS는 유전체교정, 암흑물질, 그래핀, 나노의학 등에 집중하는 26개 연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네이처는 “응용과학 투자를 기반으로 경제발전을 이뤄온 한국이 기초과학 육성을 위해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MPI)와 유사한 IBS를 설립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IBS가 한국의 신생 연구기관으로서 4년간 평점을 4732% 이상 끌어올렸으며 한국의 리더들이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2021년까지 50개 연구단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네이처는 주요 기초과학 강국들 외에도 최근 4년간 평가에서 괄목할 성장을 보인 떠오르는 스타 국가로 폴란드,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덴마크,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칠레, 싱가포르, 태국, 터키 등 10개국을 선정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