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욱 기자] SK하이닉스가 13분기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공개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4000억원 중반대로 전년 3분의 1수준에 머물렀고, 매출액도 3조원대로 떨어지면서 급감했다. 5000억원을 밑도는 분기 영업이익은 13분기 만에 처음이다.

SK하이닉스 13분기 만에 최악 성적표..."3분기엔 실적 반등 가능"(종합)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에 매출액 3조9409억원, 영업이익 4528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67% 급감한 실적이다.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동안 영업이익 1조원을 간신히 넘겼다. 지난해 3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한 셈이다.

최악의 실적을 내면서 SK하이닉스는 박성욱 사장 취임 이듬해인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이어온 사상 최대 실적 경신 행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2분기 실적 부진의 배경은 메모리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가격 하락이다. 2분기 D램 출하량은 모바일 수요 강세와 컴퓨팅 D램의 수요가 회복되면서 전분기 대비 18% 늘었고, 평균 판매가격은 전 분기보다 하락폭이 둔화되며 11% 하락했다.

회사 측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낸드 플래시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52% 증가했다"며 "TLC 등 제조 원가가 낮은 제품 출하 비중이 증가해 원가 절감폭이 가격 하락폭을 상쇄했다"고 실적 부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3분기에는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생산량이 늘면서 모바일 D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회사 측은 중국 업체들이 기기당 메모리 채용량을 확대하고 있어 수요증가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D램, 낸드 플래시 모두 3분기부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부터는 계절적 요인으로 실적이 양호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D램의 경우 3분기는 전통적으로 주요 스마트폰 고객들의 신제품향 수요가 늘어나며 PC D램도 과잉 공급 상태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낸드 시장 역시 가격이 꾸준히 떨어진 영향으로 SSD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클라이언트, 스토리지 업체향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13분기 만에 최악 성적표..."3분기엔 실적 반등 가능"(종합)
SK하이닉스는 낸드와 SSD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3분기 출하량을 10% 이상 증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분기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14나노 제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낸드 시장의 출하량은 연간 40% 초반대 성장이 예상된다”며 “SK하이닉스의 출하량 증가는 시장의 출하량을 상회하는 40% 후반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낸드플래시는 14나노 전환과 함께 3D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3세대(48단) 제품은 하반기 중에 개발해 양산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모바일 신제품 출시 및 기기당 낸드 탑재 용량 증가와 SSD시장 확대로 긍정적인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연말까지 약 2~3만장 규모의 3D 생산능력을 확보해 3D시장에 대응할 것”이라며 "3D 낸드플래시 투자계획은 올 3분기까지는 36단 중심의 투자와 생산이 이뤄지고, 4분기부터 48단 중심의 투자와 생산능력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지출은 지난해보다 줄일 계획이다. 회사 측은 ""올해 투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감소한 6조원 수준을 예상한다"며 "올 상반기에 이미 50% 집행했고 하반기에는 3조원 수준이 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장사업과 관련된 품질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전장사업 관련, 자율주행 수준까지는 품질이 못 미치지만 앞으로 품질을 갖춰나가겠다"며 "ADAS(안전운전지원시스템)과 자율 주행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K하이닉스가 카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D램은 전체 소비량 대비 10% 수준을 차지하고 있고 낸드 플래시는 그보다 낮지만 곧 D램 수준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