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점유율·실적 전망 양호…국내 1위 이미지는 크게 실추

진경준 검사장의 주식 대박 파문이 확산하면서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의 위상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주 NXC 회장의 검찰 소환과 신작 게임의 흥행 부진에도 당장 큰 타격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내상'(內傷)이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적잖다.

25일 게임 전문 리서치 사이트인 '게임트릭스'의 PC방 게임 사용 시간 점유율(%) 통계를 보면 정통 1인칭 슈팅 게임(FPS)의 기치를 내걸고 지난 6일 출시한 '서든어택 2'는 10위 안에도 못 들고 있다.

약 4년간의 개발 끝에 내놓았지만, 선정성 논란에 휩싸여 출시 일주일 만에 주요 여성 캐릭터를 삭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작인 '서든어택'을 비롯해 '메이플 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기존 효자 게임은 점유율 10위권을 지키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전 세계 140개 국가에서 출시한 모바일 역할 수행 게임(RPG) 'HIT(히트)' 글로벌 버전 역시 출시 나흘 만에 다운로드 100만 건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넥슨은 전통적으로 PC 게임에 강하고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번다"면서 "2분기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게임 이용자는 캐릭터를 키우고 시간을 들이는 행위 자체를 아낀다"며 "넥슨 때문에 기분이 나빠 게임을 그만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넥슨 내부 분위기도 크게 나쁘지 않다.

게임업계는 일반적으로 4~6월 2분기를 '비수기'로 보는 만큼 실적이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넥슨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2분기 실적이 (1년 중) 가장 안 좋다"면서 "7~8월 성수기를 앞두고 주가는 오히려 반등하는 분위기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재팬 주가는 김정주 회장이 검찰에 소환된 지난 13일을 전후해 하락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예전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진경준 사태로 인한) 논란을 개인적인 일이지 전체 업종에 적용할 잣대는 아닌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정확한 실적이나 주가 예측은 어렵다"면서도 "넥슨이라는 개별 회사 이슈가 전체 산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넥슨이 그간 쌓아온 업계 평판, 사회 공헌 활동은 모두 타격을 입었다.

창업주이자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김정주 회장의 이미지도 실추됐다.

게임업계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당장은 실적에 영향이 없을 수 있지만, 수사가 더 진행돼 부정적 결론이 나면 한순간에 이용자가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성우의 '메갈리아' 후원 티셔츠 인증으로 촉발된 논란 또한 악재다.

지난 22일 여성 혐오를 반대하는 한 단체는 넥슨 사옥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기도 했다.

게임을 이용하지 않는 것을 넘어 '여성 혐오', '비리 온상' 등의 부정적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국내 1위 게임업체로서의 이미지까지 흔들릴 여지가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게임 이용자들은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에 나서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회사는 물론, 직원 사기와 투자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