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군과 경찰에 이어 대통령궁도 닌텐도의 증강현실(AR) 기반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GO)를 금지했다고 21일(현지시간) 일간 자카르타포스트가 보도했다.

자카르타 대통령궁은 전날 오후 건물 안팎에 '대통령궁 부지 내에서 포켓몬 고를 플레이하거나 포켓몬 괴물을 찾아 돌아다니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포스터를 부착했다.

이로 인해 대통령궁 출입구 주변에서는 아직 포켓몬 고를 모르는 직원과 방문객들이 궁내에 괴물이 있다는 말에 혼란을 겪는 진풍경이 연출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경찰 당국은 공식 회람장을 통해 경찰관의 업무 중 포켓몬 고 애플리케이션 이용을 전면 금지했다.

보이 라플리 아마르 경찰청 대변인은 "중독성 때문에 업무에 지장이 초래될 수 있는 만큼 업무 중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군 당국 역시 포켓몬 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리아미자드 리아쿠두 국방장관은 지난 18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첩보 행위는 다양한 형태로 이뤄질 수 있다"면서 포켓몬 고가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길거리나 특정 장소를 비춰 포켓몬을 잡는 시스템 때문에 군기지 등 보안시설의 위치와 구조 등이 무심코 유출될 가능성이 크고, 외국 첩보원이 포켓몬 고를 핑계 삼아 민간인 통제구역에 숨어들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이미 모든 장교와 병사의 포켓몬 고 이용을 금지했고, 육군과 공군 역시 조만간 같은 조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국가정보청(BIN)도 포켓몬 고의 국가안보 위협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포켓몬 고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주장은 너무 과장됐다는 반론도 나온다.

인도네시아 통신정보시스템안보연구소(CISSReC)의 프라타마 퍼르사다 의장은 "포켓몬 고의 게임 정보는 미국에 있는 개발사에 보내질 뿐 수상쩍은 제3자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궁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포켓몬 고 금지는 안보보다는 규율적 측면에서 이뤄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