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위)와 기어S2(아래).
애플워치(위)와 기어S2(아래).
[ 이진욱 기자 ] 올해 하반기 나란히 스마트워치 신제품을 출시하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예고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9월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 박람회(IFA) 2016’에서 스마트워치 ‘기어S3’를 공개할 예정이다. 애플의 ‘애플워치2’도 오는 9월 공개되는 ‘아이폰7’과 함께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애플과 삼성전자는 각각 상·하반기에 애플워치1와 기어S2를 공개하면서 정면 대결을 피했다. 하지만 올해는 같은 시기에 후속작을 출시하면서 정면승부를 펼치게 됐다.

특히 초기 시장 선도업체에서 2위로 밀려난 삼성전자가 현재 선두인 애플을 상대로 어떤 승부를 펼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2014년까지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기어시리즈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스마트워치 시장을 선도했다. 그러나 애플이 지난해 상반기 '애플워치'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세가 뒤집혔다.

애플은 작년에만 총 1200만대의 애플워치를 판매하며 단숨에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판매된 스마트워치 3대 중 2대가 애플워치였다.

소비자 만족도도 높다. 애플워치는 최근 해외 시장조사업체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 파워는 '2016년 스마트워치 고객 만족도 조사' 결과 애플의 스마트워치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스마트워치 부문에서 총점 1000점 중 852점을 획득해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842점으로 뒤를 이었다.

애플은 애플워치2의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애플워치2의 강점은 새 운영체제인 ‘애플워치 OS3’다. 애플은 새 운영체제인 OS3를 애플워치2에 탑재해 구동속도와 성능 개선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빈 린치 애플 부사장은 지난 5월 OS3를 공개하면서 “앱 로딩 속도가 7배 빨라졌다. 실제로는 백만배 빠른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애플워치2는 또 GPS모듈 탑재, 배터리 성능 강화, 카메라모듈 탑재, 방수기능 적용 등 삼성전자 기어S1과 기어S2에 적용된 기능들이 대거 적용될 전망이다. 기어S2처럼 자체 통신망을 탑재해 아이폰과 연동없이 독자적인 통신기능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메라모듈과 스피커도 새로 탑재돼 아이폰 없이 애플워치만으로도 영상통화가 가능해진다.

삼성전자의 반격도 만만치않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기어S3에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 삼성페이를 탑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작인 기어S2는 근거리통신(NFC) 기반 삼성페이만 탑재돼 '반쪽' 서비스란 지적이 있었다. 기어S3에 탑재되는 MST는 별도 인식 장치가 필요한 NFC와 달리 기존카드 결제기에서도 이용 가능해 삼성페이의 핵심 경쟁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기어S3의 배터리용량이 애플워치2보다 큰 점도 경쟁우위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애플워치의 배터리 용량은 205mAh(32㎜)·246mAh(48㎜)로 사용 시간은 18시간 정도다. 반면 기어S2의 배터리 용량은 모델에 따라 250mAh(밀리암페어아워)·300mAh로 2~3일 사용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은 새로운 운영체제를 통해 구동속도를 높였고, 삼성은 MST 기반의 삼성페이를 탑재하면서 스마트워치 활용도를 높였다"며 "양사 중 누가 우위를 점할지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이들의 경쟁으로 침체된 스마트워치 시장이 살아날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