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 석좌교수팀 연구결과

크기가 세균만큼 작은 로봇이 개발됐다.

길이가 머리카락 굵기의 15분의 1에 불과하지만 제 몸 길이에 맞먹는 거리를 단 1초 만에 헤엄칠 수 있다.

김민준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 석좌교수팀은 작은 자석 3개를 이어 꿈틀거리며 헤엄칠 수 있는 로봇을 만들었다고 19일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름이 4㎛ 정도인 구슬 2개와 이 구슬에서 떨어져 나온 100nm짜리 자석 입자를 이었다"며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마이크로 로봇'을 만들 때 쓰는 반도체 공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자석으로 만든 만큼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외부에서 자기장을 걸어주면 자석 로봇은 자성에 이끌려 움직이게 된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자석 로봇의 속도가 지금까지 제작된 마이크로 로봇 중 가장 빠르다고 전했다.

기존 로봇이 1초에 5㎛를 헤엄치지만, 이 로봇은 1초에 최대 8㎛를 나갈 수 있다.

1초라는 짧은 순간에 몸길이만큼을 움직이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로봇이 미세수술이나 약물전달 등 의료분야에 쓰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좁아진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하는데, 스텐트 대신 이 로봇을 넣어주면 로봇이 혈관 속을 헤엄치며 막힌 혈관을 뚫어줄 것"이라고 예를 들기도 했다.

이를 염두에 뒀기에 김 교수는 로봇을 만들 때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자석 구슬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스'(Applied Physics Letters) 19일자에 실렸다.

김 교수는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브라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드렉셀대에서 10년간 교수로 근무했고 최근 텍사스주에 있는 서던메소디스트대로 옮겨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