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공간에서 유전자(DNA) 염기 서열 분석 실험이 처음으로 이뤄진다.

1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DNA 염기 서열 분석, 뼈 조직 유전자 변화 비교, 인간 심장 변화 실험 등을 추진한다.

미국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인 스페이스 X는 이날 오전 ISS에 보낼 화물선 드래곤에 과학적 탐구를 위한 기자재 250종 이상을 실어 보냈다.

이달 초 ISS에 먼저 도착한 미국인 과학자 출신 우주인 케이트 루빈스는 옥스퍼드나노포어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미니온'이라는 소형 DNA 분석 기기를 활용해 바이러스, 박테리아, 쥐의 유전자 염기 서열을 분석한다.

극미 중력 상황에서 DNA 분석 실행 가능성을 타진하는 실험으로, 성공한다면 ISS에 있는 우주인들은 이 기술로 우주공간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정체를 규명하고 병에 걸릴 경우 이를 자가진단해 실시간 분석으로 그 추이를 살필 수도 있다.

또 태양계에 존재하는 유전자 기반의 생명체를 찾아내는데 물꼬를 틀 수도 있다고 포브스는 전망했다.

새러 월러스 미국 항공우주국 소속 생물학자는 "ISS와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 있는 NASA의 존슨 우주 센터에서 동시에 유전자 서열 분석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우주와 지구에서의 분석 결과를 비교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NASA는 또 지구 상의 자기부상 환경과 우주 극미 중력 상태에 각각 노출된 뼈 조직을 비교해 유전자의 변화를 모색하는 연구도 진행한다.

이는 장기간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인과 투병하느라 오랜 기간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에게 영향을 끼치는 골손실(骨損失·bone loss) 현상을 규명하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극미 중력 환경에서 유전자 자기 복제에 성공한다면 골손실 예방과 처방에 획기적인 길이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ISS 우주인들은 심장 줄기세포를 이용해 극미 중력 상태가 어떻게 심장을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연구도 병행한다.

우주 비행은 인간의 노화를 촉진하고 심장 위축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인들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다능성 줄기세포인 유도다능성줄기세포(IPS cell)를 ISS에서 한 달간 배양해 세포와 분자의 변화를 분석한 뒤 심장병 연구 촉진과 신약 개발의 주요 자료를 얻어낼 작정이다.

지구에서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우주 환경에서 이뤄진 과학 실험 결과가 의학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