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상장 성공에 여유있는 모습…조용하면서도 자신감 넘쳐

'은둔형'이라 불릴 정도로 좀처럼 공개 석상에 나서지 않던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15일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의 상장에 맞춰 춘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각(閣)'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미국, 일본 증시 동시 상장을 알리고 향후 계획 등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의장은 1999년 6월 네이버를 설립했다.

2013년 이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맡아 회사의 중요 결정과 향후 사업 방향 등을 세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가 가장 최근에 참석했던 언론 간담회는 2003년 11월이었다.

당시 간담회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전 세계 가입자 3억 명 돌파를 기념하는 자리였다.

이후 2014년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 포럼'에서 중소기업 대표 500여 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게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마지막으로 알려졌다.

이날 그의 등장은 조용했다.

이날 낮 12시 30분 간담회가 시작되자 조용히 앞쪽 단상으로 향했는데, 넥타이를 매지 않은 짙은 회색의 정장 차림이었다.

이 의장은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오랜만에 본다.

데이터센터를 보여드리면서 자연스럽게 인사하려 했는데 마침 라인 상장과도 타이밍이 맞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간담회에는 언론사마다 1명씩만 참석했음에도 100명 가까운 취재진이 모였다.

그만큼 이 의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라인에 대해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이 상장했다는 것은 독립, 성년이 됐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회사를 운영하면서 처음으로 자금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그동안 국내와 해외 사업을 하기에 빠듯했는데 이제 공격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라인의 상장은 분명 회사 안팎으로 큰일임이 분명했다.

라인은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32.84달러)보다 26.6% 오른 41.58달러에 첫날 거래를 마쳤다.

특히 뉴욕에서는 장중 한때 공모가 대비 35%까지 오르기도 했으며 일본 도쿄 증시 역시 공모가(3천300엔)보다 48.5% 급등한 4천900엔에 첫 거래를 시작했다.

힘찬 출발에 힘입어 라인 메신저는 '상장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다'며 이용자에게 3일간 '브라운&코니 러브러브' 팝업 스티커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날 이 의장이 간담회 장소로 택한 IDC '각'에도 관심이 쏠렸다.

강원 춘천 구봉산 자락에 있는 '각'은 국내 인터넷 기업으로는 최초로 구축한 자체 데이터센터다.

이 의장은 '각'을 통해 네이버가 가진 많은 양의 데이터, 서버 관리 및 운영 능력, 최첨단 친환경 기술 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춘천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