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노'처럼 팔 짧은 공룡 추가 발견

'사나운 포식자' 티라노사우루스처럼 큰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짧은 '귀여운 앞발'을 가진 신종 공룡이 나왔다.

짧은 앞발은 티라노사우루스류뿐 아니라 다른 공룡에서도 나타나며 독립적으로 진화했다는 것을 보이는 증거를 하나 더 찾아낸 것이다.

아르헨티나 마이모니데스대와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자연사박물관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 북부 지역에서 2007년 발견한 공룡 뼈를 연구한 결과 약 9천만 년 전에 살았던 새로운 종의 공룡으로 파악됐다고 온라인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13일자(현지 시간)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신종 공룡의 이름을 '구알리초 신예'(Gualicho shinyae)라고 붙였다.

공룡의 뼈가 발견된 지역에 사는 원주민이 믿는 신의 이름 '구알리추'(Gualichu)와 화석 발견자의 이름 '아키코 신야'(Akiko Shinya)에서 각각 따온 것이다.

구알리초는 두 발로 걸어다니는 '수각류' 공룡이며 몸길이는 7m 정도로 중간크기의 육식공룡일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연구진은 또 구알리초의 무게가 454kg 정도로 북극곰에 견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구알리초의 앞발은 아이의 팔만하고 손가락은 2개다.

거대한 몸에 비해 짧은 앞발을 가진 것은 '티라노사우루스'의 생김과 비슷하고 손가락 수까지 같지만, 티라노사우루스와 그리 가까운 친척이 아니다.

구알리초는 '알로사우루스'류인데, 여기 속한 공룡은 보통 손가락이 3개며 팔도 길다.

구알리초 외에도 짧은 앞발을 가진 육식공룡은 많다.

한국인 최초로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룡 연구 논문을 발표한 이융남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발견된 '마중가사우루스'와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된 '카르노타우루스'도 티라노사우루스처럼 앞발이 짧다"고 설명했다.

그는 "티라노사우루스보다 이전에 살았던 '아벨리사우루스' 류도 티라노사우루스처럼 앞발이 매우 짧지만 이들은 티라노사우루스의 손가락 수보다 2개 많은 4개의 손가락을 가지고 있다"며 "앞발이 짧아진 것은 수각류 공룡 중 티라노사우루스에서만 진화한 특징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공룡의 앞발이 쓸모없을 정도로 짧아졌는지에 대한 논란은 아직 진행 중이다.

이 교수는 "현재 학계에서는 이에 대해 공룡의 머리가 크게 발달하며 사냥을 주로 큰 머리와 입에 의존하게 돼 앞발은 퇴화한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룡의 머리와 앞발이 모두 크면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앞으로 고꾸라지게 된다.

따라서 몸의 균형(밸런스)을 맞추려 공룡의 앞발이 작아졌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