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음원 제공 서비스인 ‘멜론’이 12년 만에 새 옷으로 갈아 입는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는 브랜드 이미지(BI) 변경과 함께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음악 추천 서비스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이 2004년 설립한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월 카카오가 지분 76.4%를 인수하면서 새 주인을 맞았다.
빅데이터로 음악 추천…12년 만에 변신 나선 멜론
◆빅데이터로 맞춤형 음악 추천

로엔엔터테인먼트는 다음달 ‘멜론 모바일 4.0’의 정식 개설을 앞두고 14일부터 미리 신청한 1만명의 멜론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체험 서비스를 시작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음악 추천 서비스인 ‘For U’가 대표적인 신규 서비스다. 과거 멜론 이용 내역을 분석해 사용자의 취향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시간 장소 상황 등을 감안해 음악을 추천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좋아하는 가수의 동향이나 새로운 소식 등을 접할 수 있는 앱(응용프로그램) 내 ‘뉴스피드’도 개인 맞춤형 추천 기능을 강화했다. 또 가수나 작곡가 등 뮤지션이 앨범 콘셉트, 음악 성향, 주요 이슈 등에 따라 멜론 내 본인 페이지를 직접 편집, 운영할 수 있는 ‘아티스트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음악이나 영상을 감상하면서 페이지 간 이동 및 열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용자 환경(UI) 및 사용자 경험(UX)의 편의성도 크게 높였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서비스 개편과 함께 12년간 사용해온 멜론의 BI도 바꾼다. 기존 BI가 열대 과일 멜론을 음표로 형상화하고 흘려 쓴 필체로 재미와 생동감을 불어넣었다면 신규 BI는 녹색 고딕체 영문 글씨로 구성해 차분하고 정돈된 느낌을 준다는 반응이 나온다.

◆애플뮤직 상륙에 대비

이번 멜론의 BI 및 서비스 개편은 애플뮤직의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로엔엔터테인먼트 측의 선제 대응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의 글로벌 음원 서비스인 애플뮤직은 최근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와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및 국내 유통사 등과도 협상에 들어가는 등 국내 진출 준비에 한창이다.

로엔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세계 1위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도 지난 1월 한국에 진출했지만 애초 예상과 달리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애플뮤직 역시 지난 10여년간 축적된 멜론의 서비스 노하우와 빅데이터를 쉽게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한국 진출과 관련, 애플뮤직과 세계 1위 음악 스트리밍 기업인 스포티파이 간 갈등이 한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포티파이가 앱이 아니라 자사 홈페이지에서 결제할 경우 가격 할인 행사를 벌이자 애플뮤직 측이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스포티파이를 삭제하겠다고 통보해 양측 간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애플뮤직은 아이폰 모바일 앱에 부과되는 30%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어 다른 음원 서비스에 비해 그만큼 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한 게 사실”이라며 “애플뮤직이 한국에 들어오면 국내 음원 회사들과 직접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만큼 이 같은 수수료 불공정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