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브러더스와 손잡고 연말까지 전용 콘텐츠 65편 제공

명암을 기존보다 10배 선명하게 표현하는 차세대 영상 기술인 HDR(High Dynamic Range)이 국내 IPTV에서 세계 최초로 구현된다.

KT는 12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레tv를 통해 세계 IPTV 업계 최초로 HDR 전용 콘텐츠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KT는 이를 위해 HDR을 지원하는 셋톱박스를 개발했다.

아울러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와 손잡고 13일부터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과 '매드맥스: 분노의 질주'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HDR 전용 콘텐츠 65편을 제공한다.

HDR은 기존 TV보다 더 밝은 디스플레이 성능을 바탕으로 명암을 실물에 가깝게 표현하는 기술이다.

초고화질(UHD) 화면에 HDR 기술을 적용하면 색감은 기존 4K UHD보다 2배, 빛의 밝기는 기존 100니트(nits)에서 1천니트까지 10배 상승한다.

가장 어두운 곳과 밝은 곳의 명암 차이가 100배에서 1천배로 늘어난다는 의미다.

빛의 재현도가 높아지면서 강렬한 태양 빛은 물론 밤하늘의 구름까지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전 세계 TV 제조사들은 HDR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HDR 기술을 적용한 퀀텀닷 SUHD TV를 출시했다.

제조업계는 KT가 HDR 서비스를 상용화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HDR TV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삼성전자 김영찬 상무는 "이번에 적용된 HDR 10 기술은 삼성전자가 관련 업계와 기술 표준화를 추진해온 기술"이라며 "KT의 상용화 서비스로 HDR 시장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대중화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워너브라더스 홈엔터테인먼트 클라란스 로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수년간 KT와 쌓아온 파트너십과 KT가 가진 기술, 사업전략, 시장 영향력 등을 고려해 한국 내 사업 파트너로 선정했다"며 "앞으로 최신 영화와 인기작을 HDR 전용 콘텐츠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워너브러더스, 삼성전자와 협력을 시작으로 HDR 관련 산업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KT 유희관 미디어사업본부장은 "HDR TV와 콘텐츠가 이미 나와 있었지만 둘을 이어주는 고리(플랫폼)가 없었다"며 "이번에 HDR 콘텐츠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콘텐츠 제공자, 플랫폼, TV 제조사 간 HDR 생태계가 만들어졌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HDR 생태계 확대를 다른 콘텐츠 제작사와도 협력할 의사가 있다"며 "국내 콘텐츠 사업자가 협력을 제안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KT의 HDR 서비스는 올레tv '기가(GiGA) UHD tv 상품' 가입자라면 추가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신규 가입자는 셋톱박스를 설치하면 되고, 기존 가입자는 셋톱박스 교체 없이 펌웨어(하드웨어 제어 프로그램)를 업그레이드하면 이용 가능하다.

국내 유료방송서비스 가운데 가장 많은 UHD 전용채널(5개)을 보유한 올레tv는 이달부터 모든 채널을 풀HD(고해상도) 화질로 제공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