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국내에서 20만~40만원대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최근 2주 동안 출시한 제품만 4종에 이른다. 보름도 안 되는 기간에 휴대폰 신규 모델 4종을 쏟아낸 것은 이례적이다. LG전자는 중국 인도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저가폰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X시리즈, K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 판매량을 늘려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보름새 4종…중저가폰으로 실적만회 나선 LG
◆통신사별 특화폰 연달아 출시

LG전자는 지난 주말 국내에서 X시리즈 스마트폰 2종을 추가로 출시했다. SK텔레콤용으로 내놓은 X5는 5.5인치 화면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게 특징이다. 무게는 133g으로 5.5인치 이상 대(大)화면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가볍다. X5의 출고가는 27만5000원으로, 요금제에 따라 최대 25만원까지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KT용으로 출시한 X파워는 대용량 배터리(4100mAh)를 장착했다. X파워는 고속 충전 기능을 갖춰 기존 제품보다 2배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두께가 7.9㎜로 날씬한 편이다. 무게도 139g으로 가볍다.

LG전자는 지난달 말에 무게 122g의 초경량·슬림 스마트폰인 X스킨과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X캠도 선보였다. X스킨은 LG유플러스용 스마트폰으로 출고가는 23만1000원이다. X캠은 LG전자의 G5 등 고가 스마트폰에 탑재한 듀얼 카메라 기능을 담았다. 뒷면에 1300만 화소의 78도 촬영 카메라와 500만 화소의 120도 광각 카메라를 함께 장착해 다양한 각도의 촬영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X시리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소비자 맞춤형 스마트폰”이라며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는 제품으로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인도 등 해외 공략도 강화

LG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 해외 시장에서도 중저가폰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K7, K10 등 K시리즈 제품들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제조사와 제휴를 맺고 공장을 빌려 현지 생산체제도 갖췄다. LG전자는 현지 생산을 통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5의 보급형 버전인 G5 SE(스페셜 에디션)는 남미와 러시아에 이어 지난달 중국에서도 출시했다. 앞으로 지역별로 특화한 스마트폰 모델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에서는 현지 통신 환경을 고려해 듀얼 유심(USIM)을 적용하기도 했다”며 “인도는 1개 통신사가 모든 지역을 커버하지 못해 유심을 2개 쓰는 일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최근 조직 개편도 했다. 조 본부장 직속으로 프리미엄폰의 상품 기획과 개발, 마케팅 등을 총괄하는 ‘프로그램 매니지먼트 경영자’(PMO) 등을 신설했다.

고가폰인 G시리즈 담당 PMO에는 오형훈 전무(MC연구소장), V시리즈 담당 PMO에는 하정욱 상무(MC선행상품연구소장)를 임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명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